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출진 채비…트위치는 철수(종합)
5~8일 직원 대상 비공개 베타 테스트…19일 오픈 베타 후 내년 상반기 출시
트위치, 2월 한국 철수…"네이버, 트위치 트래픽 확보하면 사업가치 1조"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네이버가 5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의 비공개 시험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오는 19일 공개 시험 서비스를 출시한 뒤 내년 정식 서비스를 내놓고 트위치와 아프리카TV[067160]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트위치가 망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내년 2월 한국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어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이 대안으로 급부상할지 주목된다.
6일 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직원들을 대상으로 게임 스트리밍인 '치지직'(CHZZK·가칭)의 비공개 시험(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개시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9월 '치지직(chzzk)'의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이용 약관도 마련했다.
네이버는 오는 8일까지 나흘간 게임 스트리밍이 이상 없이 구동되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대항전을 중계한다. 게임 대항전은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경기로 구성됐으며 직원 380명이 플레이어로 참여했다.
네이버 본사 직원들은 사내 보안 링크로 베타 테스트 웹페이지에 접속해 게임 대항전을 볼 수 있다.
게임 스트리밍으로 대항전을 본 직원들은 "생각한 것보다 잘 만들었다고 느꼈다", "진짜 기대되며 (화질) 720P로 낮추고 다시 보기를 막은 트위치를 대체해 줬으면 한다" 등 호응을 보였다.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은 화질이 풀HD급인 1080P이며 게임 방송에 적합한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후원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트위치가 제공하지 않는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도 포함한다.
네이버는 직원 대상 비공개 테스트를 거쳐 오는 19일 게임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험(OTB·오픈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치지직'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소속 게임 스트리머들이 참여한 영상의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한국 게임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114억 달러(약 15조원)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위다.
네이버 관계자는 "트위치가 망 사용료 때문에 화질을 720P로 낮추고 다시 보기를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게이머들의 선택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네이버 페이로 후원 연동을 하면 스트리머의 수익 다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트위치가 6일 공지에서 내년 2월 27일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혀 '치지직'이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위치는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에서 최대 영상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하고 11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도 중단한 데 이어 이날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다올투자증권 김하정 연구원은 이날 '네이버가 한국 트위치를 집어삼킬 수 있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트위치의 주요 스트리머들이 이미 네이버 카페 등 네이버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하고 있음을 근거로 트래픽 확보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며 "'치지직'은 네이버 페이 및 기존 네이버 멤버십과도 연계될 예정이므로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하던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매력적일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트위치도 네이버 '치지직'의 시장 안착과 발전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치지직'에 대한 질문에 "네이버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방송인들에게도 또 다른 옵션이 생길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네이버와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이 지역 단위에 가깝고 한국 게이머들이 문화가 다른 외국 게이머의 방송을 보는 경우도 잘 없어 트위치 철수로 게임 스트리밍 시장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치지직'이 외국보다 수준 높은 한국 게임 시장에서 트위치의 빈자리를 놓고 아프리카TV, 유튜브와 경쟁을 벌일 것 같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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