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돌아오게 해달라"…풀려난 이스라엘 인질들 애끓는 호소
석방 후 집회서 첫 공개 발언…"남은 인질들도 풀려나야"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최근 풀려난 이스라엘인들이 아직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석방을 이스라엘 정부에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천 명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 앞에서 인질 석방을 위한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는데 석방된 이스라엘인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석방자들이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는 처음이라고 AFP가 전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지속된 일시 휴전 기간에 인질 가운데 105명(이스라엘인과 이중 국적자 81명, 외국인 24명)을 석방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억류 당시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이들은 정부가 남은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가자지구에서 고통스러웠던 경험도 전했다.
지난달 29일 석방된 엘레나 트루파노프는 집회에서 "여러분이 없었다면 내가 여기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아들이 아직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사샤(아들)가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시 휴전 전에 풀려난 요체베드 리프시츠(85)는 "그들(남은 인질들)을 지체하지 않고 당장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5세 딸과 함께 풀려난 다니엘 알로니(45)도 "딸들이 어린 나이에 볼 필요가 없는 것들을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28일 석방된 디차 하이만(84)은 가자지구 피랍 생활에 대해 "시작부터 음식이 충분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이 줄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 아직 억류 중인 가족을 둔 이들도 집회에 나와 "하루하루가 그들에게 마지막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 내각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 집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1일 종료되고 나서 하루 만에 열렸다.
일주일 만에 전투가 재개되면서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 136명의 석방 가능성은 더욱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소탕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벌어진 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민심은 크게 악화했다.
2일 저녁 이스라엘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저 앞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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