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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환경 파괴, 하느님에 대한 범죄"…COP28에 돌파구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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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환경 파괴, 하느님에 대한 범죄"…COP28에 돌파구 호소
급성 기관지염으로 참석 무산…'교황청 2인자' 파롤린 추기경, 연설문 대독
"미쳐 날뛰는 기후…생명을 선택하고, 미래를 선택하자"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현지시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계속된 COP28에서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독한 연설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역대 교황으로는 최초로 COP28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급성 기관지염에 따른 주치의의 만류 탓에 일정을 취소했다.
교황은 "안타깝게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그렇지만 나는 여러분과 함께한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현재에 달려 있기 때문에 나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 파괴는 하느님에 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구조적인 범죄이며, 모든 인간,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크게 위협하고 세대 간 갈등을 촉발하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이자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라며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호소한다. 생명을 선택하자! 미래를 선택하자!"고 요청했다.
평소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방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2015년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이슈를 다룬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생태 회칙인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해 주목받았다.
교황은 올해 10월에는 '찬미받으소서'의 후속 조처로 8년 만에 새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를 발표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교황은 이 권고문에서 지구 온난화가 지구촌이 직면한 큰 도전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인류에게 기후 붕괴를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의 환경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화합과 다자주의라며 "부분적인 진로 변경이 아닌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COP28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COP28이 생태적 전환을 결정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가시적인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러려면 에너지 효율성 향상, 재생 에너지, 화석 연료 퇴출, 낭비적인 생활방식의 변화 등을 확실히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울러 "부유한 소수와 가난한 대중 사이의 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적지만 선진국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부채 탕감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가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가난한 사람들의 탄원에 귀를 기울이고, 젊은이들의 희망과 아이들의 꿈에 민감해지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그들이 미래를 거부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쳐 날뛰는 기후는 우리에게 전능의 환상을 멈추라고 외치고 있다"며 "겸손과 용기를 가지고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만이 진정한 성취의 삶으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자"고 호소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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