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이어 친환경 항공유까지…SK·빌게이츠 '그린 공감대'
게이츠의 기후대응펀드 BEC, 재생에너지로 합성연료유 만드는 美기업 투자
지난해 SKTI가 선제 투자…지난해 SMR 테라파워 투자 이은 인연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투자한 재생에너지 기반 합성연료유 이퓨얼(e-fuel) 전문업체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기후대응펀드도 최근 투자 계획을 밝혔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관련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저탄소 연료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청정산업 투자에 대한 SK와 게이츠의 공감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가 이끄는 기후대응펀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캐털리스트'(BEC)는 최근 미국 이퓨얼 전문 생산기업 인피니움의 텍사스 상업공장 건설에 7천5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인피니움은 앞서 SK이노베이션의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사업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지난해 10월 투자한 기업이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인피니움은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합성해 SAF, e-휘발유(e-gasoline) 등 이퓨얼을 생산·정제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퓨얼 생산에 필요한 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확보하므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 에너지 생산체계 구축의 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인피니움은 현재 첫 상업공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공장이 가동되면 북미 최대 규모의 이퓨얼 생산시설이 될 전망이다.
이퓨얼은 특히 석유를 대체할 SAF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중심으로 SAF 생태계 조성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업계도 선제적으로 SAF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U는 2025년부터 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유에 친환경 석유대체연료를 혼합해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SAF로는 폐식용유 등을 활용한 바이오 항공유가 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밖에 폐기물 또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합성연료유 등 다양한 유형이 등장해 기업들이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SAF 시장 본격화에 대비해 지난해 인피니움에 투자한 SKTI는 이후 인피니움과 공동으로 이퓨얼 관련 기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회에서도 SAF와 같은 석유대체연료 생산과 보급을 촉진하고 지원을 확대할 법적 토대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7월 발의돼 최근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SKTI에 이어 인피니움에 투자한 BEC는 게이츠가 2016년 주도해 설립한 펀드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배출 감축 기술 등 '기후 테크'에 중점 투자하고 있다.
BEC는 작년 1월 미국과 EU, 영국에서 탄소 포집,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 SAF, 에너지 저장 분야를 중심으로 한 청정기술 프로젝트에 1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투자한 인피니움도 이와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앞서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하며 탄소중립 실현에 뜻을 함께하기도 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산소 전력 수급에 앞장선다는 게 SK의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BEC의 인피니움 투자는 SK의 그린 투자가 세계적 기후테크 투자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뜻한다"며 "양측의 투자는 합성연료유 관련 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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