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남부 공격시 피란민 100만명 이집트쪽에 몰릴 것"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집행위원장 "이스라엘은 법치주의·비례원칙 준수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하면 피란민 1백여만명이 이집트 국경을 넘으려 할 것이라고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집행위원장이 경고했다.
가자지구를 방문 중인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일시 휴전이 종료된 뒤 다시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했을 때 결과를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남부 상황에 대해 "이미 충격적인 인간비극의 현장이 됐다"면서 이스라엘군의 추가 공격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 남부의 유엔 시설에만 피란민 90만명이 몰려 있다며 "이미 질병이 폭격만큼이나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이 법치주의와 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100곳에 이르는 유엔 시설이 그동안 직간접적 공격에 노출돼 200여명이 사망하고 900여명이 부상했다고 개탄했다.
휴전 연장이 하마스를 유리하게 할 뿐이라는 이스라엘 주장에 대해선 가자지구에는 하마스도 있지만 다양하고 활기찬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인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이스라엘군이 벌이고 있는 가자지구 전체 주민에 대한 포위 작전은 일종의 연좌제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방문한 UNRWA 캠프의 상황을 보고 괴로움을 느꼈다고도 토로했다.
3만5천여명의 피란민 대부분이 피란 때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끔찍한 위생 상태에서 침구도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면서 식사로 하루에 한 끼밖에 못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캠프가 더 이상 난민을 받을 자리가 없어서 마치 교도소처럼 봉쇄돼 있었다면서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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