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종호 "핵심연구자 PBS 일부 제외, 제도개혁 첫 사례 삼을 것"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글로벌 수준 연구자 등 핵심 연구자들을 연구과제중심제도(PBS) 예외로 둬 인건비를 100%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 PBS 제도개혁의 첫 사례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석열 정부 연구개발(R&D) 혁신방안과 글로벌 R&D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같은 기관 소속 연구자가 과제를 평가할 수 없도록 하는 상피제에 대해 "유명무실한 제도"라며 다른 제도 보완을 통해 평가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이 윤석열 정부 R&D 혁신의 지향점"이라며 "장관 임기 내 R&D 혁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종호 장관과의 일문일답.
-- 과제평가 상피제를 없애고, 평가위원을 피평가자에게 공개하고, 기획부터 평가까지 한 사람에게 맡기면 지금까지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과기계의 카르텔 요소를 더 강화하는 것은 아닌지.
▲ 이런저런 것들을 다 피해야 하니 전문가가 와서 심사를 안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이해충돌 방지하고 결과도 피평가자에게 공개하고 투명하게 해서 의무도 지우는 것이다. 친한 사람이라 점수를 많이 준다고 하면 자르면 된다.
상피제는 유명무실한 제도다. 한국같이 작은 사회에서 같은 대학에 있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같은 대학에 원수가 있을 수도 있다.
또 평가만 잘 받고 뒤에 가서 목표 바꾸고 과제를 끝내는 것은 안 된다. 연구 제안서(RFP)대로 제대로 했는지 검토할 때 들어갔던 사람이 끝까지 남아서 제대로 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국가기술연구센터(NTC)가 기존 정부출연연구기관 체제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출연연 역할 재정립이나 구조조정 혁신정책도 따로 준비하고 있는지.
▲ 출연연 PBS 제도개선을 해보려고 여러 의견을 들었다. 굉장히 해묵은 과제고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그래서 국가가 임무를 주고 임무를 달성하는 NTC를 지정해 내부에서 연구하면 PBS가 필요 없고 인건비를 보장해주면서 제대로 연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출연연 내부에서도 임무가 다양해지는 것이다.
-- 일부 연구자들만 PBS를 해제해 주면 PBS의 폐해로 고통을 받는 연구자들의 불만도 나올 텐데.
▲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에 도움 되는 일을 하려면 아픔도 있다. 그 아픔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봐야 한다. 한 번에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계산해서 한다면 한 걸음도 뛰기 힘들다. 일단 뛰어보고 문제가 있으면 하나씩 고쳐나갈 것이다. (개선의 첫 사례로 쓰겠다는 말인지?) 일단은 그런 것이다.
-- 오늘 국제협력 R&D 프로젝트가 대부분 가안인데, 실제로 구체적 파트너가 있나.
▲ 기관과 기관끼리 연구 업무협약(MOU)도 맺고 해서 대부분 과제는 MOU나 연구의향서가 준비돼 있다. 일부는 연말까지 문제없게 할 것이다. 또 어떤 과제는 공모해서 뽑아야 한다. 부실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부분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정해져 있다.
-- 국제협력 R&D 사업 회계연도 이월 허용은 내년 예산을 다 못 쓸 상황을 고려한 일종의 안전장치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 외국에서 같이 연구하는 프로젝트는 외국 방식대로 가는데, 회계연도를 일치하기도 어렵고 연구를 같이 시작하기도 어렵다. 대신 예를 들어 1년에 분기별로 4번 평가해서 선발하면 연구 시작 시각을 정렬해서 갈 수 있다. 또 연초에 과제를 다 뽑으려면 평가에도 어마어마한 인력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평가도 분산해서 가는 취지도 있다.
--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으로 국제 분담금을 적립해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신설하겠다고 했는데 협의가 이뤄진 것인지.
▲ (권석민 과학기술정책국장) 한미일 경제 안보 대화라는 채널을 통해 공동연구나 인력교류 같은 프로젝트 신설을 논의 중이다. 이것이 되면 여러 다자협의 등을 통해 착수될 것 같다. 아직 논의 중인 사항이다.
--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참여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 참석했는데,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게 있나.
▲ 같은 테이블에서 편안하게 R&D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구체적인 것은 아니다. 개혁을 해서 제대로 돼야지 R&D 예산도 늘리는 것 아니냐 하시고, 여러 위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앞으로 자주 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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