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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숨막힌다"…中 '제로 코로나' 반대 백지시위 1주년
AFP "경찰, 1주년 앞두고 작년 시위 참가자 찾아와 경고…일부는 해외 도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한 '백지 시위'가 26일로 1주년을 맞은 가운데 많은 시위 참가자는 여전히 당시 기억에 숨이 막힌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중국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 역사적인 백지 시위가 벌어진 지 1년이 지난 이날 현지 주요 지점에 미세하게 경찰 배치가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다른 점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광범위하게 퍼진 시위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당시 기억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26일 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는 수백∼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우루무치 참사'에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위구르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해당 시위는 이틀 전인 24일 우루무치에서 아파트 화재로 10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도화선이 됐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제로 코로나 봉쇄를 위한 설치물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하면서 피해가 컸다는 주장이 퍼져나갔다.
당국이 주택 현관문을 바깥에서 쇠사슬로 묶어놓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우루무치의 봉쇄를 해제하라, 신장의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고, 어느 순간에는 "중국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라는 구호도 외쳤다.
시위 관련 게시물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대로 삭제됐지만 시위는 다음날에도 이어졌고 베이징, 광저우, 청두, 난징 등 다른 도시에서도 벌어졌다.
당국이 시위를 단속하자 사람들은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인 백지와 흰 꽃을 들고 다음날도 다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작년 12월 초 갑자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했고 올해 1월에는 국경을 열며 리오프닝(일상 재개)을 단행했다.
작년 우루무치중루 시위에 참여했던 20대 리모 씨는 AFP에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된 직후 모두가 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갔다"며 "모두가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가는 것처럼 보였고 아무도 시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씨 같은 이들이 침묵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달 경찰이 리씨를 찾아와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리씨는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도 가혹한 규정 탓에 우루무치 화재에서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생각했고, 두 달간의 상하이 봉쇄 기간 감옥에 갇힌 죄수 같은 신세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 사고 소식에 거리로 몰려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위 일주일 후 경찰에 불려가 시위 현장에서 자신이 찍힌 사진을 마주해야 했고 시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진술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에 벌어진 일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나는 여전히 숨이 막힌다"며 "경찰이 한 소녀를 경찰차로 끌고 갔는데 매우 폭력적이었다. 난 계속해서 그 이미지에 대해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시위 당시 우루무치중루에서 경찰에 끌려가며 안경과 신발을 잃어버렸고 잠시 구금되기도 했다는 황이청(27) 씨는 이후 독일로 도망쳤다.
그는 AFP에 "당시 사회적 운동의 물결이 매우 컸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가 종식되고 사람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가자 더 많은 것을 원했던 우리는 모래사장 위 물고기처럼 발이 묶여 버렸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중국인권옹호자들'의 윌리엄 니 분석가는 작년 시위로 100여명이 연행되거나 구금된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위구르 학생 카멜 와이트(19)를 제외한 다른 이들 대부분은 현재 방면된 것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리씨는 친구들 일부가 중국을 떠났고 다시 돌아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황씨도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목소리를 낸 이들은 결코 예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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