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방글라, 불법 인니행 로힝야 난민 해상 단속 강화
방글로 수용소 열악한 환경 피해 인니·말레이행 불법 목선 탑승…인니 주민들도 '거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들이 방글라데시를 떠나 바다를 건너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양국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인도네시아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경찰은 성명을 통해 최근 들어 24시간 해안 순찰을 시작했다며 "로힝야족 난민 상륙을 막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말라카 해협 해역에서 감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의 자체 순찰도 이뤄지고 있다. 아체주 지역 어촌계는 보트를 타고 해안을 따라 로힝야족 난민들을 태운 배가 해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아체주에는 지난 14일부터 1천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들을 실은 낡은 목선이 속속 도착했다. 난민들은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약 보름 동안 약 2천㎞를 항해했다.
하지만 밀려드는 난민에 주민들은 일부 난민들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등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유엔 난민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난민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다.
이런 가운데 방글라데시 당국도 난민들이 불법으로 바다에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 경찰은 난민들에게 돈을 받고 조직적으로 바다로 내보내는 일당을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지난 24일 미얀마 국경 건너편 방글라데시 텍나프의 하구에서 보트를 타려는 로힝야족 58명과 이들을 안내하던 방글라데시인 2명을 체포했다며 이들이 텍나프에서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로 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난민들은 배에 타기 위해 1인당 1천달러(약 131만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이다. 이런 차이로 인해 이전부터 탄압받아왔고 특히 2016년 미얀마 정부의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쫓겨 대거 방글라데시로 몸을 피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는 로힝야족 난민 약 100만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 질병, 재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최근 식량 배급도 줄어 다수가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경찰에 따르면 올해만 60명의 난민이 수용소 내 폭력 사태로 사망했다.
이 때문에 로힝야족 난민들은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 다수인 인도네시아로 이주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런 수요로 인해 돈을 받고 이들을 낡은 목선에 태우는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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