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남미 증권시장이 전 세계가 전쟁 등으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경제적, 정치적 안정에 힘입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3대 신흥시장의 벤치마크 지수에 대한 분석 결과, 남미 증시는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신흥시장 대비 14년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아시아를 상대로도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는 2009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 호조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지정학적 긴장과 거리가 먼 데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근접거리에 있으며,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도 한몫했다.
이에 비해 아시아는 중국경제 부진에 짓눌려 있고, EMEA는 2곳의 전쟁을 비롯해 지속적인 부채 문제, 통화의 취약성 등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 종목에 비중의 90%를 할당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라틴아메리카 지수는 올해 16% 상승해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지수의 구성 종목 실적추정치는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비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3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EMEA 주식 지수는 남아프리카 광업주와 중동지역 은행들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면서 0.5% 하락했다.
게다가 이 지역의 많은 통화가 미 달러화에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달러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어 달러화 약세 시 수익을 낼 수 없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스위스 줄리어스베어은행의 네나드 디닉 주식전략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EMBA 시장은 여전히 지정학적 위험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비해 "브라질은 공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고 재정 전망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화됐으며 멕시코 경제는 미국 니어쇼어링(인접국가로 생산기지 이전)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