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멕스 이어 美마스터카드 영업허가…위안화 신용카드 출시
신청 3년여 만…中경제매체 "시장 개방 이정표…영업전망 밝지만은 않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가 신청 3년여만에 중국 내 영업 허가를 취득해 곧 위안화용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21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17일 미국 마스터카드와 중국 왕롄결제가 2019년 설립한 합자회사 마스터왕롄(萬事網聯)의 은행카드 결제기구 개업 신청을 승인하고 허가증을 발급했다.
인민은행은 "앞으로 공개·공평·공정의 원칙에 따라 계속해서 질서 있게 은행카드 결제 시장 진입 허가를 추진할 것"이라며 "발전과 안전을 함께 고려하고 지불업계의 양질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터왕롄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중국 안에 가맹기구를 만들고 마스터카드 브랜드를 단 은행카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마스터왕롄은 지난 2020년 2월 중국 당국에 업무 준비 신청을 제출해 이듬해 허가를 받았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외국 자본이 지배하는 카드사가 설립 준비 작업에 들어간 첫 사례였다.
마이클 미바흐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마스터카드에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한 곳"이라며 "중국의 협력 파트너 마스터왕롄과 함께 중국 본토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카드는 비자(Visa)와 함께 1980년대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마스터카드와 비자는 중국 유니온페이(銀聯)와의 합작으로 이중라벨카드(해외 카드사와 중국 유니온페이가 연합해 만드는 카드)를 만들었는데, 2010년 유니언페이가 발급을 중단하면서 이중라벨카드는 차츰 사라져갔다. 이 시기부터 외국 카드사는 중국에서 미국 달러화 카드만 발행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인민은행이 2016년 제8차 미중 전략·경제 대화의 결과물로 중국의 위안화 결제 시장을 해외에 개방하면서 전기가 마련됐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는 마스터카드와 비슷한 중국 합자 형식으로 이미 2020년 영업 허가를 받았다.
마스터카드는 이번 허가로 인해 외국 업체로는 아멕스에 이어 2번째로 중국 청산·결제시장에 진출한 업체가 됐다. 중국 당국은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청산 결제 업무를 자국 업체인 유니온페이에만 허용해 왔다.
아멕스와 마스터카드와 달리 독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낸 비자는 중국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중국 경제매체들은 이번 영업 허가에 대해 중국 당국의 은행카드 시장 개방의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외국 카드사들의 중국 영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의 카드 수수료는 반(半)시장적 성격을 갖고 있는 데다 수수료 기준 역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수수료를 낮추라는 행정 지침과 중국 국내 결제업계 경쟁 격화, 운영비용 증가 등이 겹쳐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멕스의 경우 2020년 8월 영업 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11월 등록자본을 37억위안(약 6천600억원)에서 50억6천만위안(약 9천억원)으로 늘렸다.
이런 자본금 확대의 원인은 아멕스의 자금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멕스는 중국에서 지난 3년 동안 20억3천300만위안(약 3천6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중국 측 합자 당사자는 아멕스 중국 법인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 못 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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