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앙은행 총재들 "금리인하 시기상조" 한목소리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영국 등 금리인하 낙관론에 선 긋기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이 한목소리로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이자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향후 몇 분기 동안 동결 상황이 이어질 시점에 도달했다고 전하면서도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ECB는 10회 연속 금리 인상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동결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금리인하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빌르루아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산에는 정상과 내리막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영향을 경험하고 경치도 감상할 수 있는 고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분쟁과 석유시장 변동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막을 가능성은 낮지만 몇 달간 간헐적인 부침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빌르루아 총재는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경제가 둔화하면서 빠르게 낮아지고 있지만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으며, "연착륙"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피에르 분쉬 통화정책위원이자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투자자들이 통화 긴축 완화에 베팅하는 것이 ECB의 정책 기조를 약화할 경우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분쉬 총재는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4월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낙관적인 시각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인 그는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이를 경제전망과 소통 채널을 통해 알릴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이로부터 인플레이션이 보다 오랜 시간 지속될 것으로 추론하지 못하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블로 에르난데스 드 코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 역시 이날 금리인하 기대를 반박했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오랫동안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앤드루 베일리 총재도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지속될 것으로 확인되면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일리 총재는 가자지구 분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 뒤 "통화 정책위원회는 최근 전망에서 통화정책이 아직 상당 기간 제한적이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BOE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14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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