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韓관광객 돌아왔다"…中 유명 관광지 장자제 '활기'
"외국인 관광객 30%가 한국인…한국식당 즐비·한국돈도 유통"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대표 관광지인 후난성 장자제(張家界)가 '큰 손'인 한국인 관광객들의 복귀로 활기를 띠고 있다고 신주간 등 현지 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장자제시 여유국(관광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장자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28만9천700명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의 주요 관광지들은 코로나19 발생과 방역 통제로 지난 3년간 국내외 관광객이 급감,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빼어난 절경 덕분에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장자제는 더욱 큰 어려움을 겪었다. 관광 비자 제한과 항공기 운항 중단 등 조처에 따라 외국 관광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한국인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올해 국경 봉쇄가 풀려 한국인 관광객이 점차 회복되면서 장자제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한국 관광객 유치전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장자제 도처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한국 음식 판매 식당이 성황을 이루고, 심지어 한국 돈도 유통돼 한국의 관광지를 방불케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자제시는 지난 9월 서울에서 관광 설명회를 열고, 서울과 부산, 인천, 제주, 청주에 오가는 직항노선을 개설하며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1998년 116명에 불과해 외국인 관광객의 2.3%에 그쳤던 장자제 방문 한국인 관광객은 2001년 한국관광공사가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한국인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중국 관광지로 떠올랐다.
특히 2018년 기준 등산 장비 장만에 23억 달러(약 3조원)를 지출, 영화 관람이나 화장품 구매보다 더 많은 돈을 쓸 정도로 등산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3천여 개의 봉우리가 기암절벽의 풍광을 연출하는 장자제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장자제 관광 당국도 '한평생 살면서 장자제를 가보지 않았다면 100살인들 어찌 어른(老翁)이라 할 수 있겠느냐'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어르신 효도 관광 보내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 성공을 거뒀다.
2009년 장자제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가운데 45세 이상이 80%를 차지했고, 65세 이상 노인층 비율이 42%에 달했다.
장자제를 찾은 한국 관광객 절반 이상이 두 차례 이상 방문한 '단골'들로, 한국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현지 외화 수입과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생활 수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지 매체들은 그러나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이 20여년 전 한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았으나 점차 외면받았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인기 관광지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며 장자제가 지금의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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