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바이든 '시진핑 독재자' 돌발발언에 움찔…손 비비기도
바이든, 인질협상 내용 공개 뒤 "너무 많이 말했네…장관님, 그만할게요"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기자)
"그는 우리와는 전적으로 다른 형태의 정부에 기초한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이며, 그런 측면에서 그는 독재자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단독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어렵게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깰 수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좌불안석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독재자 발언을 할 때 블링컨 장관이 두 손을 비벼대며 움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16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한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이 전해지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러한 표현은 매우 잘못되고 무책임한 정치적 농간"이라고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 협상과 관련해 너무 많은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블링컨 장관에게 사과하기도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앞서 나가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인질 협상의 핵심 중재자인) 카타르인들에게서 큰 협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진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스라엘이 (교전) 중지에 합의했다고 언급한 뒤 블링컨 장관이 돌처럼 굳은 얼굴로 앉아 있자 그제야 말을 멈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너무 자세히 말하고 있다"면서 블링컨 장관을 향해 "국무장관님(Mr Secretary), 그만하겠지만 나는 살짝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납치된 인질 약 240명의 석방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미군의 개입은 배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것에 대해선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군사시설을 둬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공습에서 더 표적화된 지상 작전으로 전환했다면서 "융단 폭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두 국가 해법을 거듭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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