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내일 대선…전·현직 대통령 등 13명 출마
야권후보연합 10명 불참 선언…라조엘리나 재선 여부 주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최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1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다.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13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야권 연합 후보 10명이 최근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재선에 도전하는 안드리 라조엘리나(49) 후보와 나머지 후보 2명 간 대결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AP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득표 후보 2명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20일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유권자는 약 1천100만 명이다.
애초 1차 투표일은 지난 9일이었으나 선거 연기 등을 요구하는 야권의 시위 도중 한 후보가 다치자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1주일 연기됐다.
마르크 라발로마나나(74)와 헤리 라자오나리맘피아니나(65) 등 전직 대통령이 주도하는 야권 후보 연합의 출마자 10명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과정에 결함이 많다고 주장하며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선거특별법원 설치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인적 쇄신, 선거 연기 등을 요구해 왔다.
아울러 지난 한 달여 동안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거리 시위를 지속한 끝에 전날 불참을 선언하며 유권자들에게도 투표소에 가지 말라고 권했다.
그러나 정부는 헌법과 선거법에 따라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제기구 선거감시단도 활동을 시작한 만큼 예정대로 선거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2009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라발로마나나 당시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과도정부 수반으로 취임했던 라조엘리나는 2014년 1월 라자오나리맘피아니나 대통령 당선인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이후 2018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라발로마나나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해 5년 만에 대통령직에 복귀한 그는 대선에 나가려면 선거 60일 전에 사임해야 하는 헌법 규정에 따라 지난 9월 10일 사임했다.
야권은 2014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그가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자녀 교육 문제로 이중국적을 선택했다는 라조엘리나의 손을 들어줬다.
라조엘리나에 맞서는 두 후보 중에선 시테니 란드리아나솔로니예코(48) 의원이 그나마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운동선수 출신의 자수성가형 인물로 아프리카 유도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활발한 사회활동과 잦은 언론 노출로 남부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최근 야권 후보 연합에서 이탈해 선거 유세를 재개하며 라조엘리나 후보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이 밖에 정보기술(IT) 전문가인 센드리슨 다니엘라 라데라니리나(62) 후보가 뛰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라조엘리나 후보는 대통령 재임 기간 열악해진 경제와 인권 상황에도 "아무도 나에게서 승리를 빼앗을 수 없다"며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러나 야권 후보 연합이 지지자들에게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어 투표율과 라조엘리나 후보의 득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할 수 있을지, 이후 선거 결과에 야권이 승복할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야권의 선거 결과 불복으로 시위 등이 이어지면 치안 불안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태학적 다양성으로 유명한 마다가스카르는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 계속된 정치적 불안정으로 3천만명 가까운 전체 인구의 75%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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