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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이 마을 습격…주민 70명 학살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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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이 마을 습격…주민 70명 학살 참변
주민 "정부군-테러세력 충돌 이틀 뒤 벌어져"…희생자 대부분 노인·어린이
작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정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충돌로 폭력사태 계속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정체불명의 무장 세력이 한 마을을 습격해 노인과 어린아이 등 주민 최소 70명이 목숨을 잃었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부르키나파소 북동부의 마을 자온고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마을 주민 최소 70명을 학살했다고 정부 당국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희생자 대부분은 노인과 어린아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관 시몬 그나누는 언론에 "현재 조사 단계에서 이 잔혹 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정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나누에 따르면 일이 벌어진 지 이틀 뒤 해당 지역 사법당국이 사건 발생 사실을 알렸으며 그로부터 나흘이 더 지나서 정부 조사관이 현장에 도착해 집 수십 채가 불에 탄 것을 발견했다.
한 보안 당국자는 AFP에 이번 학살에 대해 조사가 시작된 상태라고 밝혔다.
부르키나파소 당국은 지난 4월에도 다른 마을에서 군복을 입은 사람들에 의해 주민 136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져 조사 중이다.

서아프리카 사헬의 심장부에 위치한 부르키나파소는 영토의 40%가 정부의 통제 밖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이후부터는 인근 국가 말리로부터 들어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계속해서 반란을 시도하면서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르키나파소에서 사망한 군인 및 민간인은 최소 1만7천명으로 추정된다. 피란민은 200만명 넘게 발생했다.
두 차례 쿠데타 끝에 지난해 9월 이브라힘 트라오레 육군 대위를 수반으로 하는 임시 군정이 들어섰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트라오레 군정 수반은 국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안보를 핑계로 민간인을 탄압하고 시민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또한 정부가 테러세력을 막겠다며 모집한 수만 명의 자원 전투원들이 오히려 무고한 사람들을 테러리스트와 협조했다고 의심하며 마구잡이로 죽이고 있다고 호소한다.
AP는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보다 자원 전투원들을 더 두려워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자온고의 한 주민은 AFP에 "학살이 벌어지기 이틀 전에 정부군과 테러리스트들 사이에 싸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주민은 "자온고는 테러 세력이 아직 주민들을 강제로 내몰지 않은 얼마 안 되는 마을 중 하나"라며 "일부는 마을 주민들이 테러리스트들과 협조하고 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사태를 규탄하고, 학살의 책임자와 정황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부르키나파소 군정에 촉구했다.
몰리 피 미국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글을 올려 이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매우 슬프다"며 당국이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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