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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품목 물가 관리에 전문가 "오히려 꼼수 인상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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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품목 물가 관리에 전문가 "오히려 꼼수 인상 불러"
"나중에 더 큰 폭의 가격 인상 올 수도…공급 확대 바람직"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최근 치솟은 먹거리 물가로 정부가 품목별 물가 관리에 나서자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물가안정 효과에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이거나 질을 낮추는 방식의 '꼼수 인상'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12일 "품목별 물가 관리는 일종의 가격통제인데, 가격통제로 물가를 잡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을 제대로 올리지 못할 때 부작용으로 슈링크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정부의 물가 관리로 기업이 가격 인상을 미루다가 나중에 기업 이윤이 감소한 만큼 더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 가격이 안정된 것 같은 착시효과를 주지만 나중에 더 큰 폭의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물가가 잡힌 줄 알고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했다가 (추후 가격 인상으로) 갑자기 물가상승률이 반등하면 인하할 수 없게 된다"며 "고금리·고물가로 국민이 고통받는 기간을 늘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안정은 근본적으로 한국은행의 책무인 만큼 정부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품목별 물가관리) 행위 자체가 바람직하지도 않고 실효성의 측면에서도 제한적이라는 게 이명박 정부 때의 경험에서 이미 나왔다"며 "국가기관 또는 공적기관의 업무를 분장한 법체계와도 배치된다"라고 했다.
기업들의 담합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경제적인 효과는 실제 시장에 따라 다를 것 같다"며 "담합이 있었다면 정부가 관리한다는 시그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먹거리 물가 대책과 관련해서는 공급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봤다. 유 교수는 "농수산물의 경우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거나 할당관세 인하 등의 방법을 쓸 수 있다"고 했다.
물가 안정은 통화정책으로 하되 이에 따른 부작용을 정부가 완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채무불이행이 나거나 해고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범부처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고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빵·우유 등 28개 주요 농식품 품목의 전담자를 지정했다. 해양수산부도 천일염 등 수산물 7종을 집중 관리키로 했다.
이러한 방식이 2012년 이명박 정부의 '물가안정 책임제'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기획재정부는 "모든 부처가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취지는 같으나 구체적인 실행방식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행정부 차원에서 52개 관리 품목을 선정하고 품목별 담당자를 함께 지정했으나 지금은 물가 상황에 맞춰 각 부처가 품목을 자율적으로 선정·운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이 업계에 대한 일방적 요청이 아니라, 민관 간 상호협력을 통한 방식으로 추진 중"이라며 "필요시 생산자 지원·유통구조 개선 등 정책적 노력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했다.

s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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