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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해빙' 상징 美필하모닉 오케스트라, 50년만 베이징서 공연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앞두고 열려…"미중 신해빙 상징"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냉전 시대였던 1970년대 미국과 중국 간 해빙의 상징으로 꼽혔던 미국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이징 공연이 50년 만에 다시 열렸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전날 밤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이 오케스트라의 중국 첫 공연 5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를 개최했다.
중국 인민 대외우호협회가 주관한 이 공연은 중국 국립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로 마련됐다.
이날 공연에 앞서 이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스트들은 지난 9일 베이징의 셰허병원에서 작은 연주회를 열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베이징 공연에 이어 톈진과 상하이, 쑤저우 순회공연과 마스터 클래스 과정 참석 등을 통해 미중 음악 교류에 나설 예정이다.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73년 9월 베이징에서 처음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중국에서 총 12차례 공연했다.
미국 교향악단이 중국 공연에 나선 것은 이 오케스트라가 최초였다.
미중은 1971년 '핑퐁 외교'를 통해 화해 무드를 조성한 뒤 이듬해인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 마오쩌둥 주석과 정상회담 하면서 20여년간 유지했던 적대 관계를 청산했다. 미중은 1979년 공식 수교했다.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중국 공연은 이런 계기에 이뤄져 미중 해빙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공교롭게도 이번 베이징 공연이 열린 10일 미국과 중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11∼17일)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15일 회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작년 11월 '발리 회담' 이후 1년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지난 수년간 양보 없는 전략경쟁 속에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됐던 양국 관계의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열린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번 베이징 공연이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미중 신해빙'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 통신은 이번 공연에 나선 14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중에는 1973년 베이징 공연에 나섰던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부스(73)도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 참가를 자청했다는 그는 AP통신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은 똑같다"며 "국가마다 정부와 종교는 다를 수 있지만, 음악에 대한 느낌과 반응은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미중)는 서로 중요한 존재이며, 우리의 생활은 정부가 인정하는 것보다 더 긴밀하다"라고 양국 간 우호적인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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