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모기 매개 '치쿤구니아' 바이러스 백신 첫 승인
프랑스 발네바社 개발 최초 백신 신속승인…18세 이상 대상
고열·관절통 등 유발 3급 감염병 '치군구니아열' 원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질병인 치쿤구니아열(Chikungunya Fever) 예방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FDA는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프랑스 제약사 발네바(Valneva)가 개발한 백신 '익시크'(Ixchiq)를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큰 18세 이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치쿤구니아열은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주요 증상은 40도에 가까운 고열과 관절통, 근육통, 두통, 발진 등이다. 뎅기열과 증상이 비슷하나 치쿤구니아 열병이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오래 계속된다.
치료약은 따로 없고 휴식이나 수액 보충, 해열제 등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 요법으로 대부분 큰 후유증 없이 호전된다. 사망률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부는 수개월∼수년간 관절통을 겪을 수 있으며 심근염·뇌수막염 등 중증 합병증을 얻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3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 환자가 보고됐고 대부분 해외 유입 사례로 많지 않으나 세계적으로는 아프리카와 미주, 아시아 등의 110여개국에서 환자가 나오고 있다.
FDA는 "치쿤구니아는 최근에 세계 보건 위협으로 떠오른 질병으로 최근 15년간 최소 500만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며 "아프리카 열대·아열대 지역과 동남아, 미주 일부에서 감염 위험이 크지만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하며 세계적으로 유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노인과 기저질환자 감염 시 심각한 질병과 장기적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번 백신 승인은 치료법이 제한된 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익시크는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만들어 체내에 투여하는 생백신으로, 근육에 1차례 주사한다.
FDA는 북미에서 진행된 두차례의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제한적 사용을 허가하는 신속승인 절차를 통해 이 백신을 승인했다.
임상시험에서는 18세 이상 3천500명이 백신을 맞았으며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충분한 항체 수치를 달성했다고 FDA는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후기 임상시험 대상자의 98.9%에서 치쿤구니아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정도의 항체 수치가 접종 후 28일 동안 나타났다고 전했다.
백신의 부작용으로는 두통, 피로, 근육통, 관절통, 발열, 메스꺼움 등 치쿤구니아열 환자와 유사한 증상이 보고됐다.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정도의 중증 반응은 임상시험 대상자의 1.6%에서 나타났으며 2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FDA는 익시크 접종 후 나타나는 중증 이상 반응의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제조사에 시판 후 연구를 수행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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