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폴스타 CEO "부산서 생산 개시 후 한국 부품 확대 검토"
美서 첫 '폴스타데이' 개최…"韓배터리 기술력 뛰어나, 더 나은 현지화 전략 모색"
부산 르노공장서 생산 계획, SK온과 배터리 계약 등 한국과 접점 늘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향후 한국 부산에서 차세대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산 부품 사용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폴스타 데이'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폴스타 4' 생산을 시작한 뒤 현지화하는 부품 공급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스타는 현재 생산·판매 중인 '폴스타 2'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쓰고 있으며, 지난 6일에는 2025년 생산 예정인 '폴스타 5'의 배터리 모듈을 SK온에서 공급받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잉엔라트 CEO는 한국에서 생산 예정인 '폴스타 4'에도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할 계획인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일단 생산을 빠르게 시작하고 실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한국에서 더 나은 현지화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강력한 배터리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등 한국의 배터리 협력사들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폴스타는 이날 행사에서 제조 거점 다각화 전략 아래 2025년 하반기부터 '폴스타 4'를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잉엔라트 CEO는 한국을 새로운 생산 기지로 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고객들은 매우 경험이 많고 까다롭기 때문에 우리의 고성능 첨단 자동차를 선보이는 데 적합한 시장"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미국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말 중요한 단계"라며 "한국 차들은 미국 딜러에게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관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폴스타 4 양산 규모에 대해서는 "연간 1만대 정도로 시작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수출 상황에 따라 규모를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디자인을 배우던 학창 시절 함께 공부한 한국 친구들을 보면 미학·문화에 대한 열의와 함께 자동차 공학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며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우리의 유럽적 역량과 한국의 사고방식이 매우 유사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폴스타가 이날 행사장에서 공개한 폴스타 4 모델은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의 날렵한 디자인과 함께 뒷유리를 없앤 점이 눈길을 끌었다.
운전자가 백미러로 후방을 확인하는 대신 차량 뒷면 상단에 부착한 카메라 영상을 백미러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폴스타 측은 이를 통해 운전자가 룸미러를 통해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후방을 더 넓게 찍어 보여주고, 뒷유리를 없애면서 뒷좌석의 헤드룸(머리 위 공간)을 더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폴스타는 2017년 스웨덴 볼보자동차에서 독립한 고급 전기차 브랜드다. 볼보차와 중국 지리홀딩스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2021년 12월 진출했다.
이날 열린 '폴스타 데이'는 폴스타가 세계 투자자, 언론을 대상으로 향후 비전과 방향성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한 첫 대규모 행사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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