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野 단일화 난항 속 前 대선후보 한궈위 등판론 대두
국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 압박 용도로 대안 모색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난항인 가운데 직전 총통선거의 국민당 후보였던 한궈위 전 가오슝 시장 등판론이 나와 주목된다.
8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와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 간에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당이 허우 후보와 한궈위 조합을 대안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친중 성향인 한궈위는 2018년 11월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텃밭인 남부 가오슝 시장 선거에 국민당 후보로 나와 예상을 깨고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한궈위는 여세를 몰아 2020년 1월 제15대 대만 총통선거에 국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9년 6월부터 불어닥친 홍콩 민주화 시위 영향으로 대만에 반(反)중국 정서가 팽배해지면서 당시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에 패한 것이다.
그러나 대만에서 한궈위의 개인적인 인기가 큰 점에 비춰볼 때 국민당 내에서 허우 총통 후보와 한궈위 부총통 후보 조합을 차선책으로 여기는 여론이 상당하다.
허우유이-한궈위 조합이 현재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와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인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와의 조합과 붙으면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허우 후보는 "한궈위는 오랜 친구로, 모두 중화민국(대만)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궈위 측은 관련 논의가 없었다면서 상황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만 내에선 이를 두고 국민당이 민중당에 총통선거 후보 단일화 압박 용도로 한궈위 등판론을 꺼내 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민당 주리룬 주석(대표 격)과 허우 후보 및 민중당 커 후보 등 3인이 야간 비밀 회동까지 했으나 단일 후보 선출 방법을 놓고 이견이 팽팽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커 후보가 "국민당이 명확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다시 만날 필요성이 없다"고 언급하자 허우 후보는 지난 3일을 마지막 협상 기한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메이리다오 전자보가 지난달 24∼25일 성인 1천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허우유이-커원저 단일화가 성사되면 누가 총통 후보로 나오든 라이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커원저 총통·허우유이 부총통 조합시 47.4%로 35.3%, 허우유이 총통·커원저 부총통 조합시 46.1%로 36.8%로 민진당 라이 후보를 앞섰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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