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안보리 의장국 中 '적대행위 중단' 촉구하며 이스라엘 성토
가자주민 재난 부각하며 이스라엘 겨냥 "국제법상 의무 이행" 요구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순회의장국을 맡은 중국이 한 달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양측을 향해 적대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겅솽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사(차석대사)는 7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제4위원회에 출석, 연설을 통해 "모든 분쟁 당사자는 휴전과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겅 부대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새로운 갈등이 시작된 이래 점령지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특히 가자지구 주민들이 엄청난 재난에 직면해 있다"며 민간인에 대한 모든 폭력, 공격, 무차별적인 무력행사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병원, 학교, 난민캠프 등 민간시설은 군사작전의 표적이 돼선 안 되며 유엔 직원, 인도주의 활동가, 의료 종사자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겅 부대사의 연설은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를 향해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했지만,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작전을 확대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행위를 성토하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기본적 생필품 공급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하면서 현지 통신과 원활한 구조경로 보장,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집단처벌 중단 등도 요구했다.
중국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강제 이주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내린 긴급 대피령의 즉각적인 해제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전쟁의 배후에는 반세기가 넘는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생활공간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 자리 잡고 있다는 논리도 폈다.
겅 부대사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현 상태는 지속 불가능하다"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안보리 결의안 2334호 위반 중단, 모든 정착 활동 및 팔레스타인 주민 추방 중단, 조속한 '두 국가 해법(방안)' 궤도로의 복귀 등을 요구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두 국가 해법'이란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를 설립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의 평화공존을 실현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과는 달리 이스라엘과는 거리를 두면서 팔레스타인 편들기로 아랍권 국가들의 지지를 확대하며 두 국가 방안을 설파해왔다.
겅 부대사는 "이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순회의장국인 중국은 당사자들과 긴밀히 소통함으로써 휴전 촉진, 민간인 보호, 인도주의적 재난 방지 등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자이쥔 중동문제 특사를 중동에 파견해 각국과 전방위 외교전에 나서는 등 중재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은 것을 최대한 활용해 유엔 무대에서도 두 국가 방안을 설파하면서 분쟁 종식을 위한 해법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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