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주행성능 '업'…이름처럼 업그레이드된 신형 폴스타2
영구자석모터 등 탑재해 주행력 끌어올려…세련된 디자인은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중형 세단 폴스타2가 '업그레이드'된 주행 성능과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폴스타2는 지난해 1월 국내 출시 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누적 판매 4천 대를 돌파하며 수입 전기차 단일모델로는 최다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안전성 면에서는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모기업 볼보의 기술력에 스웨덴 미니멀리즘에 기반한 세련된 디자인이 폴스타2의 인기 요인이다.
다만 지난해 단일 모델 출시 후 현재까지 후속 모델이 없는 점은 한계였는데, 이런 문제를 의식한 듯 '업그레이드 폴스타2'(신형 폴스타)가 최근 출시됐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공원에서 강원도 원주의 한 카페까지 총 100㎞가량을 신형 폴스타2의 롱레인지 싱글 모터와 듀얼 모터를 각각 타고 왕복했다.
신형 폴스타2는 차세대 영구 자석 전기모터와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가 탑재되고, 후륜구동으로 전환해 이전 모델 대비 주행 성능이 향상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간이 스튜디오 안에서 처음 마주한 신형 폴스타2의 디자인은 예상대로 깔끔했다.
굴곡 하나 없는 낮은 유선형의 차체와 프레임 없는 사이드미러, 바디색과 통일된 엠블럼 등 폴스타의 트레이드 마크는 여전했다.
'토르의 망치'를 연상시키는 전조등과 운행 조건에 따라 밝기가 조정되는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후미등만 봐도 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50회 이상 수상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만 신형 폴스타2는 전면부 그릴을 막는 형태의 스마트존을 새롭게 적용했다. 카메라와 주행 보조 장치를 배치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폴스타코리아 관계자는 전했다.
실내로 들어가자 비건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내장재들이 무채색을 띠고 탑승객을 맞았다. 평범하면서도 미래지향적 느낌이 풍겼다.
다만 중형 세단이라고 하기에는 좁은 뒷좌석은 달라지지 않았다. 신형 폴스타2의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2천735㎜다.
먼저 롱레인지 싱글 모터를 타고 기착지로 향했다.
신형 폴스타2에는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플랫폼 '누구(NUGU) 2.0 버전'이 탑재됐는데, "아리야"를 부르고 목적지를 말하니 알아서 내비게이션이 작동했다.
또 차세대 티맵 인포테인먼트가 적용된 12.3인치 드라이버 디스플레이를 살펴보니 연합뉴스와 팟빵, 윌라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눈에 들어왔다.
이중 연합뉴스 앱을 켜니 글 기사가 화면에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를 앱이 음성으로 읽어줬다.
운전하다 뉴스를 듣고 싶을 때 라디오를 켜고 편집된 뉴스만 접할 수 있었는데 이제 관심 있는 뉴스를 골라 들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폴스타2는 별도의 시동 버튼이 존재하지 않고 시트 센서가 운전자를 감지해 주행을 준비한다.
이에 따라 브레이크와 액셀(가속페달)을 차례로 밟으니 자동으로 문이 닫히며 차가 나아갔다.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최대출력은 299마력, 최대토크는 50kg·m다. 이전 모델 대비 각각 68마력, 16.3kg·m 증가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도 6.2초로 1.2초 단축됐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32㎞ 늘어나 현재 출시된 전기차 중에서는 긴 편인 449㎞를 달성했다.
전기차 특유의 묵직함과 가속 시 안정적 느낌 등 양호한 주행 질감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다. 코너를 돌 때 몸이 쏠리지 않게 잡아주는 느낌도 여전했다.
다만 이전 모델보다는 확실히 정숙성이 개선됐다. 과거 시승 시 모터 소리나 풍절음을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시승에서는 동승자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상황에서도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방지턱 등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위아래로 '쿨렁'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테슬라 모델Y 등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정도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동승자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뒷좌석에 앉으니 레그룸(다리를 넣은 공간)은 좁았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승차감은 좀 아쉬웠다.
이 외에도 후방 충돌 경고·회피 시스템에 따라 다른 차량과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지자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조여지는 경험은 인상 깊었다.
배터리 충전 80% 상태에서 주행가능 거리 350㎞로 시승을 시작했는데, 기착지에 도착하니 달린 거리(60㎞)만큼 주행거리가 줄어있었다. 전비도 공인 전비 5.1 km/kWh 정도였다.
서울로 돌아올 때는 롱레인지 듀얼 모터를 탑승했다.
이 모델은 이전 대비 최대출력은 408마력에서 421마력으로, 최대 토크는 67.3 kg·m에서 75.5kg·m로 개선됐다. 제로백은 4.5초로 0.2초 짧아졌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도 45㎞ 늘어 379㎞였는데 전기차 운전자에게 약간의 충전 압박을 줄 수 있는 거리일 듯싶었다.
액셀에 발을 대자 확실히 싱글 모터보다는 빠르게 나아갔다.
응답성과 마찬가지로 가속력도 좋았다. 싱글모터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잘 나가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다만 서스펜션의 차이 때문인지 싱글 모터보다는 노면에서 '쿨렁'하는 느낌이 강했다.
폴스타코리아는 업그레이드 폴스타2를 출시하며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100만원밖에 올리지 않았다.
물론 국내 전기차 보조금 조건을 고려한 조치이긴 하지만 기능과 가성비, 안정성을 모든 갖춘 전기차를 원한다면 모자랄 것이 없는 차였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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