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카자흐·우즈벡서 '자원 외교'…중앙亞 입지 강화 모색
'쿠데타 정권' 니제르와 틀어진 뒤 우라늄 새 공급처 개척 필요
카자흐서 광물·에너지·제약·항공우주 등 다분야 계약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2일 중앙아시아 자원 강국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해 정치·경제 외교에 나섰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들 두 나라를 찾은 건 러시아와 중국, 튀르키예 등이 중앙아시아 내 영향력을 점점 확대해 나가는 상황에 맞서 역내 프랑스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러시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는 카자흐스탄 역시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전략적 위치를 활용해 관계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파트너십의) 활력은 우리가 취한 좋은 전략적 방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를 완성하고 가속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양국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프랑스는 유럽연합(EU)에서 핵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에 "추가적인 추진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두 정상은 핵심 광물과 에너지, 제약, 항공 우주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련의 계약을 체결했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던 구소련 공화국 카자흐스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틈을 타 유럽 등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랑스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내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순방에는 프랑스 전력공사(EDF), 상수도 전문 기업 수에즈(Suez), 원전기업인 오라노(Orano) 등 약 15개 기업 대표가 동행했다.
EDF는 카자흐스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라노는 이미 카자흐스탄에 우라늄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프랑스 우라늄 수요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는 특히 원자력 발전에 필수인 우라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 우라늄 수요의 15%를 공급해 온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지난 7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양국 관계가 어그러진 터라 새 공급처를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카자흐스탄에 이어 막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한 우즈베키스탄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려 한다.
프랑스의 에너지 대기업인 토탈에너지는 카스피해의 카샤간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자회사 토탈 에렌은 카자흐스탄에서 두 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토탈 에렌은 현재 200개의 풍력 터빈을 갖춘 단지 조성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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