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로 간 우크라 난민 아이들…"전쟁이 따라다닌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러시아 침공을 피해 이스라엘로 떠난 우크라이나 유대인 아이들이 새로운 전쟁으로 더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서쪽 한 지역의 '알루밈 보육원'에서 지내던 유대인 아이들 약 100명은 전쟁을 피해서 이스라엘 해변 아슈켈런의 시설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1주일 넘게 걸려서 산맥을 넘어 루마니아로 향한 뒤 탈출했다.
이때까진 운이 좋았다고 여겼지만 이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가자지구에서 북쪽으로 8마일(13㎞) 떨어진 이곳에 하마스가 쳐들어오진 않았지만 미사일 수백발이 쏟아졌다.
아이들은 지금은 이스라엘 중부 크파르 차바드의 한 임시 시설로 옮겼다. 이들을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온 단체 '국제 기독 유대 펠로우쉽'(IFCJ)이 다시 도움을 줬다.
이곳에 머무는 13세 마샤는 "여기(이스라엘)도 전쟁, 저기도 전쟁이고 집에 돌아가고 싶다"며 "전쟁이 두 개가 있고 앉아서 안전하게 있을 곳이 없어서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이번 주말에 집에 갈 수 있다고 하면 바로 짐을 싸서 갈 것"이라며 "부모님, 학교, 친구들 다 그립다"고 말했다.
차니라는 이름의 또 다른 아이는 "하마스 공격 전에는 이스라엘을 고향처럼 느끼기 시작하고 이곳에서 살 생각에 신이 났다"며 "이제 어디가 안전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을 피하려면 또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게 너무 무섭다"고 덧붙였다.
아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이스라엘로 온 시설 관계자는 전쟁이 따라오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로켓 공격 몇분 만에 뭔가 상황이 다르고 아주 잘못됐다는 걸 알았으며, 아이들과 직원들은 엄청난 공포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경보음이 멈추질 않아서 대피소에서 6시간 있었다"며 "사방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주변이 공격받아서 불이 나고 파괴됐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