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부진' 건설사, 분양침체·원자잿값 상승에 실적개선 난망
주요 건설사 3분기 영업이익 감소율 많게는 두자릿수 기록
이·팔 전쟁 등으로 4분기 실적도 대부분 부진 전망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올해 3분기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양 시장 침체에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등의 악재가 겹쳐서다.
이에 따라 비주택 부문과 해외 수주 성과에 따라 향후 희비가 갈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현대건설만 웃었다…주요 건설사 3분기 영업익 일제히 하락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20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7% 증가한 2천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뿐 GS건설(602억원, 51.9% 감소), DL이앤씨(804억원, 30.9% 감소), 대우건설(1천902억원, 7.4% 감소), HDC현대산업개발(620억원, 10.8% 감소), 삼성물산 건설부문(3천30억원, 6.5% 감소) 등 나머지 건설사들은 적게는 한 자릿수, 많게는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대부분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7조6천20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3% 증가했으며, 대우건설도 2조9천901억원으로 18.6%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40.0% 증가한 1조332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6.1% 증가한 5조2천820억원, GS건설은 5.2% 늘어난 3조1천7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DL이앤씨만 1조8천374억원으로 0.6% 줄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대체로 작년 동기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 감소라는 실적을 낸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주택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금리와 건설자재비 상승 등으로 주택건축사업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GS건설도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품질·안전강화 비용 반영 외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을 지목했다.
DL이앤씨도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업종이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실적 개선은 해외 사업 성과에 기인한 면이 크다.
현대건설은 실적 발표 자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의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상승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 4분기도 대부분 부진 전망…이·팔 전쟁도 변수
현재 업황을 볼 때 4분기에도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아서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인 데다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는 실정이다.
실제로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3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건설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7.7%에서 올 2분기 6.4%, 올 3분기 5.7%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대우건설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21.0% 감소한 1천950억원이다.
DL이앤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3.4% 감소한 1천41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2.5% 줄어든 650억원이 각각 예상된다.
이에 더해 불안한 중동 정세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실적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통상 고금리는 부동산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선미 연구위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건설업종 보고서에서 주요 건설사의 4분기 실적도 3분기와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선별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외 원가율 변동성이 낮아졌고, 2020∼2021년 분양한 현장들의 준공 전까지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 여지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부터 업체별로 국내 물량과 해외 수주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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