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허리펑 부총리,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겸임…경제 전권 장악
시진핑과 40년 인연 맺은 '경제 책사'…"전임 류허 영향력 능가"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허리펑(68) 국무원 부총리가 공산당 경제 총괄 기구인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겸임, 경제 분야 전권을 장악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29일 오후 허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에마누엘 본느 프랑스 대통령 외교 자문관을 만나 양국 경제 협력과 관련해 실용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하면서 그의 직함을 중앙 정치국 위원 겸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으로 소개했다.
허 부총리가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자격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가 류허(71) 전 부총리 겸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후임으로 경제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중앙재경위원회는 시 주석 집권 2기인 2018년 당의 집중 통일 영도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재경 영도소조를 격상해 만든 공산당 조직으로, 시 주석이 주임을 맡는 최고 경제 정책 결정 기구다.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은 시 주석을 보좌하며 실질적으로 경제 정책을 총괄한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4일 류허가 지난 3월 중앙정치국 위원과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직은 유지하며 경제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도했으나 신화사 보도로 그가 이미 퇴진한 것이 확인됐다.
허 부총리는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에 선출됐고, 지난 3월 부총리에 오른 데 이어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면서 류허를 대신하는 명실상부한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떠올랐다.
그의 영향력이 오히려 전임이었던 류허를 능가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유 관할 영역인 금융·부동산 분야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과 경제·무역 협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며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회담했고, 지난 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과 만나 25개 항목의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SCMP는 지난 5일 허 부총리가 선진국들과 경제 협상에서 중국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으며, 이전 시 주석 경제 책사였던 류허와 비교해 무역 분야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광둥성 출신인 허 부총리는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을 맡아 맺은 인연을 40년 이상 유지한 경제 분야의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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