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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임원, 美 반독점 재판서 "로드킬 피하려 투자"
다른 검색엔진 외에 아마존·틱톡 등과 경쟁 관계 부각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구글의 검색엔진 시장 반독점 위반 혐의를 두고 진행 중인 미국 내 재판 과정에서, 구글 검색 부문 고위 임원이 '찻길 사망 사고'(로드킬) 등을 언급하며 시장이 경쟁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의 프라바카르 라가반 수석부사장은 이날 재판에 출석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나 틱톡과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이용자를 빼앗기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가졌다는 미국 법무부의 주장과 달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있음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가반 부사장은 "(경쟁에 뒤처져) 다음 로드킬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예민한 감각을 느꼈다"면서 "우리가 이류가 되면 시간이 갈수록 시대에 뒤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에서 검색 부문에만 집중할 경우 인터넷 전반의 경쟁 상황을 놓칠 수 있다면서 틱톡을 비롯해 검색 기능이 없는 여러 업체가 구글의 경쟁상대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업체 2곳 중 하나는 아마존"이라면서 계속 앞서기 위해 연구개발(R&D) 지출을 끊임없이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층의 인터넷 이용에 대해 "할아버지인 구글이 답을 알고 숙제를 도와주겠지만,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다른 데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은 틱톡을 비롯해 인스타그램·왓츠앱 등에서 하루 4시간 정도를 보내고 있으며, 사용자 연구에 따르면 노년층이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사이트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 법무부 측 변호인은 아마존 이용 시간이 증가한다고 해서 구글 검색 시간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소송의 쟁점은 미국 검색엔진 시장의 약 90%를 장악한 구글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엔진 유통망을 불법으로 장악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광고 수입으로 경쟁업체의 진출을 막았다고 보고 있다.
구글이 웹 브라우저와 스마트폰 등 기기에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선탑재하고 타사 제품을 배제하기 위해 애플·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 T모바일·AT&T 등 통신업체에 수십억달러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한편 NYT는 구글 내부 문건을 인용해 구글이 수년간 애플의 검색 기능 발전에 대해 우려해왔으며 애플이 자체적인 검색엔진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 작업해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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