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3년반만에 교도소 면회 재개…수치 고문 허용은 불확실
측근 "수치 고문 면회 신청했으나 당국 답변 없어"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금지했던 교도소 면회를 3년6개월여 만에 다시 허용했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민주 진영 인사들에 대한 면회가 허용될지는 불확실하다.
26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지난 24일부터 정치범들이 대거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양곤 인세인 교도소를 비롯해 전국 40개 교도소에서 면회를 재개했다.
다만 군정은 일일 면회 가능 인원 등을 제한하고 면회객에게 각종 증명서 등을 지참하도록 하는 등 조건을 뒀다.
미얀마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부터 교도소 면회를 중단해왔다.
인권단체들은 군정이 코로나19 사태 진정 후에도 수감자의 기본 권리인 면회를 금지해왔다며 이번 조치는 '국제사회 보여주기용'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범 출신들의 모임 회원인 툰 치 씨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면회 재개라 기뻐하거나 환영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수치 고문의 면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측근들은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전 대통령 면회를 시도 중이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 진영 관계자는 "면회가 재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수치 고문 면회 요청을 다섯 차례 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수치 고문은 부패 혐의 등으로 33년 형을 선고받았고, 지난 8월 사면 대상에 포함돼 형량이 27년으로 줄었다.
군정은 교도소 내 법정에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변호인 접견도 금지하는 등 수치 고문의 외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왔다.
지난 7월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미얀마를 방문한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전 외교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잠시 교도소를 나왔다가 다시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수감된 수치 고문은 심한 치통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구토와 현기증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는 정치범으로 2만5천344명을 체포했고, 이 중 1만9천여명이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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