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피임약, 과민성 장 증후군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 복합 경구 피임약(COC)이 난치성 소화기 질환인 과민성 장 증후군(IBS)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복통, 설사 또는 변비가 나타나는 난치성 위장장애로 치료가 어렵다.
미국 켄터키 루이스빌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후유한(Fu Yuhan) 교수 연구팀이 2018년 이전에 복합 경구 피임약이 처방된 여성 5만4천645명(15~45세)과 2018년 이전에 피임을 위해 자궁 내 피임 장치를 삽입한 같은 수의 여성(대조군)을 대상으로 5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5일 보도했다.
5년 사이에 경구 피임약 그룹은 IBS 발생률이 피임 장치 삽입 그룹보다 1.34~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BS를 아형(subset)으로 분류했을 때 변비형이 1.82~4.14배, 설사형이 1.28~2.29배 높았다.
이 결과는 경구피임약이 IBS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복합 경구피임약에 들어가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위장관의 운동성과 민감성에 영향을 미처 IBS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경구 피임약은 또 징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인 장세균총의 구성에 변화를 가져와 소화 기능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의 균형을 깨뜨려 IBS를 촉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IBS 증상이 느껴지면 의사와 상의해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IBS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하면 경구 피임약 대신 자궁 내 피임 장치 삽입 등 비호르몬 피임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 소화기내과 학회(ACG)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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