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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잇단 인질 석방 카타르 중재 덕…"하마스 인질관리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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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잇단 인질 석방 카타르 중재 덕…"하마스 인질관리 부담도"
하마스와 직통라인…"식량 바닥난 가자서 인질 대거 석방이 이득 압박"
"200명 넘은 인질 먹이고 재우며 이스라엘 공격 대비 어렵다" 설득 작업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최근 2차례 걸쳐 모두 4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데 카타르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가 하마스의 현실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220여명의 인질을 끌고 갔지만 자신들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어서 인질들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인질들이 분산 수용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식량과 의약품이 거의 바닥나고,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이들을 먹이고 재우며 감시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인질 중에는 어린이와 노인은 물론 각종 질환자나 부상자도 있어 이들의 건강이 악화하거나 숨질 경우 하마스는 국제사회의 더 큰 비난을 받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24일 카타르가 이스라엘의 양보를 기대하지 말고 여성과 어린이 인질들을 풀어줄 것을 하마스에 촉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하마스는 인도주의적 이유를 들어 20일 미국인 모녀 2명에 이어 고령의 이스라엘인 2명을 석방했다.
특히 카타르가 인질들을 대거 석방하면 병참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하마스를 설득하고 있다는 일부 소식통의 전언도 있다.
23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 시민들을 위한 음식과 의약품도 바닥을 드러내고 이스라엘의 공격도 대비해야 하는 데 인질들을 먹이고 다친 인질까지 돌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소식통은 "하마스가 이렇게 많은 인질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고,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민간인 인질의 대거 석방은 어린이와 비전투원 억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외교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들은 지금까지 하마스가 소수의 인질만 풀어준 것을 '나치 심리전'에 비유했다. 인도적인 행위로 보이려는 선전전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카타르가 하마스와 이스라엘, 미국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직통 라인을 갖고 있어 인질 석방 협상에 대한 카타르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수도 도하에는 하마스 지도부 사무실이 10년 넘게 있다. 이곳에는 1997년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칼리드 마샬과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있다. 카타르는 가자지구 공무원들의 월급도 지급하고 있다.
카타르에는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전진 기지가 있다. 미국은 카타르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비나토 동맹으로 간주한다.
미국이 지난달 이란에 수감된 자국민 5명의 석방을 조건으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60억달러를 해제할 때 카타르는 이 자금이 자국 은행으로 이체되도록 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했다.
자원은 많지만 작은 나라인 카타르가 중동 지역 정세를 의식해 "국제 관계에서 줄타기하게 됐다"(런던 킹스대학 데이비드 로버츠 부교수)는 평가도 있다.
카타르가 균형 외교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는 것으로, 이번 인질 석방 협상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카타르는 우리의 요청에 응하는 오랜 파트너"라고 신뢰를 표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지상전을 미루도록 권하고 이런 노력을 카타르에 알려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중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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