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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사법 리스크도…이재용 회장 1년, 과제 쌓인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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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사법 리스크도…이재용 회장 1년, 과제 쌓인 삼성
반도체 한파에 실적 부진…'현재 진행형' 재판도 부담
위기속 이건희 '신경영' 재조명하며 쇄신 도모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회장에 오른 지 약 1년이 지난 현재 삼성에는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에 삼성전자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데다, 이 회장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도 여전하다.

◇ 반도체 적자 행진…미래 먹거리 발굴 절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천402억원, 6천685억원으로 1조원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이 14조원대였던 작년 동기보다 각각 95%가량 급감했으며, 2009년 1분기의 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의 최저치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조4천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나, 작년 3분기보다 77.9% 줄어든 수준으로 여전히 부진하다.
실적 악화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 부진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 분기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수조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전방 IT 수요 침체 여파로 불어닥친 '반도체 한파'에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고 재고가 쌓이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경기 침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 등으로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례 없는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 신사업 육성도 과제다. 주력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고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신사업 분야 경쟁은 치열하다.
삼성은 반도체에 이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 분야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7조5천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삼성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M&A를 중단한 상태다.
그래서 이 회장 취임을 계기로 M&A 소식을 향한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만큼 위기를 극복하고 '초격차'를 다질 돌파구로 적극적인 M&A가 거론된다.

◇ 매주 재판 출석…장기 출장 등에 제약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이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이를 위한 회계 부정을 지시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2020년 9월 기소돼 햇수로 4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회장 취임이 발표된 작년 10월 27일에도 재판이 열려 이 회장은 재판정에 출석했으며,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이달 27일에도 재판이 있다.
재판은 일주일에 1∼2회 열리는데 이 회장은 피고인이 공판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번 직접 출석해야 한다.
매주 재판에 출석하느라 장기간 출장이나 일정에도 일부 제약이 있다. 작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때는 재판부에 불출석 의견서를 내고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에 참석했다.


재판부가 다른 사건 공판에서 "삼성 사건을 집중 심리해 11월께 거의 끝날 것 같다"고 언급한 만큼 1심 결과가 이르면 연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사법 리스크가 재부각될 우려도 있다.
과거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데 따른 취업제한은 작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면제돼 현재 경영활동 제약은 없다.
다만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오면 형량과 더불어 취업 제한 등 회장으로서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미등기임원 신분인 이 회장이 부당 합병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등기 임원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 '신경영' 부각 쇄신 분위기…연말 인사에도 관심
이 회장 취임 1주년을 즈음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10월 25일)도 맞물리면서 삼성은 '신경영'을 재조명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는 와중에 삼성은 이 선대회장의 정신을 되새기며 초격차 기술을 토대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선언'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지난 18일 한국경영학회 주최, 삼성글로벌리서치 후원으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이 선대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철학을 다각도로 재조명했다.
국내외 석학들은 삼성 신경영을 기술, 전략, 인재, 상생, 미래세대, 신흥국에 주는 함의 등 6가지 관점에서 분석하고 신경영이 현재에 주는 의미를 논의했다.


삼성의 미래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기조강연을 한 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대전환 시기를 맞이한 삼성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많은 산업에 진출해서는 안 된다"며 "자원이 많아질수록 여력이 커지지만 그중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삼성의 신경영은 퀄리티, 변화·혁신, 글로벌, 사람 중심 등 신세대 시각에서 강점으로 부각 가능한 DNA를 보유했다"며 "디지털 경영, 개성 경영, 콜라보 경영, 인권 경영 등으로 미래 세대에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2의 신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연말에 고강도 인사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예년대로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가전 등 실적 부진을 겪는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에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고강도 인사 단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재계 일각에서는 제기한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가 구축된 지 2년이 지난 만큼 이 체제가 유지될지를 두고도 이목이 쏠린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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