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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사랑한 '주식·채권 6대4 비율 투자', 이제 안 통한다
WSJ, "저금리 시대에는 최선의 방식"…작년 -17% 수익률 기록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수십 년 동안 미국 투자자들에게 사랑받던 주식 60%, 채권 40% 비율투자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왜 전통적인 6대4 투자 비율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가?'라는 제하 기사에서 월가의 이 오랜 투자방식이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의 은퇴계획을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전문가들은 지난 여러 세대에 걸쳐 6대4 투자전략이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얘기해왔다. 장이 좋을 때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자산증식에 도움이 되며, 증시가 안 좋을 때는 채권 수익률이 좋아 주식의 손실을 만회해준다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는 이 투자방식이 통하려면 주식이 하락할 때 채권은 상승해야 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이 모두 낮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장기간의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지속 전망은 주식과 채권 모두에 부담을 주며 이에 따라 투자환경도 달라졌다는 얘기다.

월가의 대형 자산 운용사들은 이제 변동성 높은 장세가 펼쳐지면 이에 대비하지 않은 투자 포트폴리오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로이홀드 그룹 분석에 따르면, 6대4 투자전략의 수익률은 작년에 마이너스(-) 17%를 기록, 1937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14% 상승해 수익률을 어느 정도 회복시켰지만 지난 3년 동안 주식과 채권 금리가 1997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동반 상승하는 바람에 헤지효과를 보지 못했다.
6대4 투자전략의 작동원리는 이렇다. 경제가 둔화하면 주식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실업률이 급증하고 소비지출이 감소하며 기업 경영이 안 좋아지면 주가가 하락한다. 이럴 때는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투자자들이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경기 침체기에 대출과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 이는 장기 채권의 가격을 상승시키고 수익률(투자자가 채권 매입 시 기대할 수 있는 연간 수익률)을 낮춘다.
지난 23년 동안 주식과 채권은 대부분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고금리가 일반적이었던 30년 전에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WSJ은 지적했다.
주식과 채권을 혼합해 투자하는 것은 199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고 해리 마코위츠가 수립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 바탕을 둔다.
6대4 투자전략은 투자자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준 바 있다.
2008년 주택 시장이 폭락하고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채권 가격이 급등했다. 당시 6대4 전략을 택한 투자자는 주식만 보유한 투자자에 비해 23% 포인트 높은 수익을 얻었다.
또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1917년, 대공황기인 1930년, 에너지 가격 급등과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진 1974년에도 이 전략이 통했다.
뱅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저 알리아가디아즈는 6대4 투자전략은 연간 6%의 수익을 내는 경향이 있으며 경기 침체기에 특히 효과적이라면서 "문제는 단순히 고금리가 아니라 지난해처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6대4 투자 전략의 대안으로, 투자의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게 유지하더라도 특정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는 것에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 대신 머니마켓펀드(MMF)를 선택하거나 S&P 500 주식의 일부를 해외 주식 또는 소형주로 대체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 외에 부동산이나 원자재 등 더 복잡한 투자, 더 위험하고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투자로 눈을 돌리라고 권하는 전문가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sat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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