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내부 반발에 '임시하원의장체제'도 무산…의회 혼란가중(종합2보)
조던 후보, 잇딴 과반 득표 실패에 계획변경 모색했으나 공화 다수 반대
공화 내분에 의장 선출 난망·임시 처방 시도도 불발…하원 마비 장기화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19일(현지시간) 정식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당분간 보류하고 임시의장의 권한을 확대해 하원을 운영하는 편법적 방안을 추진했으나 내부 반발로 결국 이마저도 무산됐다.
잇따라 자당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한 공화당은 본회의 투표를 또 진행할 방침이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의 이탈로 짐 조던 하원의장 후보가 본회의 당선에 필요한 표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3일부터 시작된 하원 마비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던 후보는 이날 비공개 공화당 의원총회에서 하원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당분간 중단하고, 임시 하원의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결의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결의안은 임시 하원의장에게 정식 선출된 의장과 같은 권한을 내년 1월 3일까지 부여하되, 대통령직 승계 대상에서는 빼는 내용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 강경파 주도의 해임결의안으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축출된 이후 공화당의 패트릭 맥헨리 하원 금융위원장이 임시 의장을 맡고 있다.
조던 후보는 임시의장의 권한 확대 추진과는 별개로 하원의장 후보직은 계속 유지키로 했다.
조던 후보의 이런 제안은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공화당 내 이탈표로 당선에 필요한 충분한 표를 당장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친(親)트럼프 강경파인 그는 매카시 전 의장 축출로 하원의장 후보가 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공개 반대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지난 11일 치러진 경선에서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당시 124표를 받았던 그는 이후 당내 득표전을 전개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외곽 도움 등을 토대로 지지 의원을 상당히 끌어모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7일 진행된 첫 본회의 투표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20명이, 18일 진행된 2차 투표에서는 22명이 조던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민주당(212명)의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하원 의장에 당선되려면 공화당(221명)에서 217명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데 연거푸 실패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 논의에서 임시의장 권한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팻 팰런 의원(텍사스)은 공화당 의원 중 3분의 2가 이 방안에 반대했다고 미국 언론에 전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 의원(플로리다)은 임시 하원의장 권한 확대 방안에 대해 "이것은 헌법 모독"이라면서 "임시의장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던 후보는 내부 반대에 따라 임시의장 권한 확대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또 한 번 체면을 구겼다.
그는 의총 뒤 이번 결의안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은) 우리가 갈 방향이 아니라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나는 여전히 의장직에 도전하고 있으며 하원 전체회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는 것이 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던 후보는 본회의 선출에 필요한 217표를 확보할 경우 이날이라도 3차 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1차 투표에 비해 2차 투표에서 내부 반란표가 더 늘었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내분에 따른 하원 마비가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하원의 임시 의장 제도는 9·11 테러 이후에 생겼으며 권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으나 대체로 새 의장 선출에 한정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원이 조속히 후임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미국 의회의 예산·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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