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 한국에 확장억제 계속 강화해야…핵 재배치는 실수"
前주한미대사 "동맹국들, 美 확장억제에 대해 충분히 신뢰 못해"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우리는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해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동맹국의 확장억제 수준이) 지금이 몇 년 전보다 낫다"면서도 "만약 그들이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 그때가 그들이 자체적인 핵무기를 만드는 때로 우리는 그것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일본, 한국, 호주 등에 확장억제 공약을 지속해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의 핵 폭격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등 미국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과 관련, 지난 7월 부산에 입항했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을 언급하면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런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등에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이는 한국에 있다가 합리적 이유로 철수시켰다"면서 "괌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겠지만, 한반도나 일본, 필리핀 등 외국 땅에 전술 핵무기를 (다시) 두는 것은 실수"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관련, "반복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목표 겨냥을 완전하게 하고 있고 기술을 정교화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전략 미사일 능력, 탄도 미사일 능력을 계속 키우고 있으며 북한의 위협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으며 한미동맹도 이전보다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대만에서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동맹국의 지원 여부를 묻는 말에 "일본은 미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주는 이전 정부의 국방부 장관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현 정부는 이를 철회하거나 재확인하지 않았다"면서 "호주는 미국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는 이같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그는 인·태 지역의 다자 협의체와 관련,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등 미국 내 관련 규제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광범위하게 호주와 핵기술을 공유하고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동맹의 핵 잠수함 능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그것(ITAR)을 고치는 일은 우리한테 달렸다"면서 "만약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커스는 사망 상태가 될 것이며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관련, "방위 관련은 아니지만 중요하다"면서 쿼드에 한국, 영국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쿼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도 등에 쿼드 사무국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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