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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불법 공매도 세력 적발, 개미 원성 없도록 제도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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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불법 공매도 세력 적발, 개미 원성 없도록 제도 손봐야


(서울=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하다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의 불법 행위에 국내 증권사가 협조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결탁해 불법 공매도로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번에 일부나마 그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 불법의 토양을 제공하는 국내 공매도 개혁 논의가 절실해졌다.

공매도는 특정 기업의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증권사 등에서 해당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나중에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매입해 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식이다. 증시 거래량을 늘리고 고평가되거나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는 종목에 쏠린 투자금을 다른 종목으로 흘러가도록 한다. 거품 제거 등 여러 순기능이 있지만, 국내 증시에선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 각종 폐해를 낳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주식 투자에 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데다 주식을 빌리는 절차도 복잡한 구조 때문에 공매도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번에 덜미를 잡힌 홍콩에 있는 IB 2개사는 국내 증시의 이런 맹점을 노리고 불법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을 빌리지 않은(무차입) 상태에서 일단 공매도부터 하고 나중에 차입해 수량을 채우는 수법을 썼다. 주식 매매 결제일이 매매 체결 후 이틀 뒤인 한국의 결제 시스템을 악용한 것이다. 사후 차입으로 수량을 맞췄기에 우리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다. 두 투자은행사의 무차입 공매도 금액은 총 560억원에 달했는데, 국내 증권사도 불법 거래임을 인지하고도 주문을 수탁한 정황이 드러나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장기간 고의적인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지만, 시장 교란의 피해가 증시 정보와 투자 기법에 어두운 개인 투자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당국은 일과성 문제로 넘겨선 안 될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글로벌 IB 2개사에 대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공언하고 나섰지만, 엄한 처벌과는 별개로 불법 거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세계국채지수 편입과 외국 자본 유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허용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이 시장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증시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제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이참에 공매도 상환기간과 담보 비율 면에서 개인보다 외국인과 기관을 우대하는 기준도 미국 등 증시 선진국과 같거나 비슷하게 손 볼 필요도 있다. 공매도가 증시 과열 해소와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 조종 억제 등 순기능이 많다 하더라도 개인들에게 팽배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을 뿌리 뽑지 않는 한 폐지론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한국 증시가 코로나19 사태의 외부 충격에도 빠르게 회복한 것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 힘입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당국은 증시의 과대 낙폭 지속시 한시적 공매도 금지까지 포함해 제도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기 바란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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