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어 디즈니+도…확산하는 계정 공유 제한
"수익 추가 확보 어려운 탓…대체 불가능 콘텐츠 있는지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계정 공유 금지 정책 도입에 나섰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 증가 속도가 둔화하자 '숨은 스트리밍 수익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비밀번호 공유 금지 정책을 다음 달 1일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국 구독자들을 대상으로도 '디즈니플러스 이용약관 변경·취소 및 환불 정책 변경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구독 멤버십을 (가입자) 가구 외에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공지했다.
실질적으로 당장 계정 공유 단속이 시행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OTT 업계에서는내년에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2019년 스트리밍 시장 진출 이후 DTC(소비자 직접 신청) 부문에서만 100억 달러의 손실을 본 디즈니는 비밀번호 공유 제한 등 수익화 다변화 전략을 계속 고민해 왔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지난 8월 9일 실적 발표에서 "2024년 말 공유 정책에 대한 조건과 함께 구독 계약을 업데이트하기 시작할 것이며 2024년 수익화 촉진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했으며 최근 구독료 인상 소식도 전한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의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스트리밍 시장이 침체하면서 계정 공유 단속은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 100여 개 국가에서 계정 공유 유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불법 계정 공유를 막고 가족이 아닌 사람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도록 한 것이다.
해당 정책의 도입으로 올해 2분기 넷플릭스는 590만 구독자를 확보했다. 당초 예상의 2배가 넘는 수치로, 비밀번호 공유 단속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넷플릭스 공동 CEO 그레그 피터스는 지난달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당분간 비밀번호 공유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맥스(MAX) 역시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검토 중이다. NBC유니버설의 피콕(Peacock)은 같은 가구 내에서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고 했지만, 위반할 경우 단속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파크 어소시에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들이 자신들의 유료 계정 정보를 친구나 가족과 공유하고 있다.
파라마운트플러스 구독자의 절반이 계정을 공유 중이며 ESPN플러스의 구독자 62%도 비밀번호를 함께 쓰고 있다.
미디어 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렙 관계자는 21일 "현실적으로 스트리밍 수익을 추가로 확보할 방법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결국 거의 모든 사업자가 계정 비밀번호 무단 공유 금지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관건은 해당 플랫폼이 대체 불가능한 콘텐츠를 가졌는지에 달렸다.
버라이어티 조사에 따르면 오리지널 시리즈에 충성도가 높은 넷플릭스의 경우 비밀번호 공유 금지 시 자기 돈으로 신규 가입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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