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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푸틴, 가자 봉쇄 비판…나치의 봉쇄와 비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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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푸틴, 가자 봉쇄 비판…나치의 봉쇄와 비교(종합)
"지상전, 용납할 수 없는 피해 초래" 이스라엘에 경고
우크라 무기, 하마스에 유출 가능성 제기…"방중 핵심 주제는 '일대일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나치 독일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봉쇄와 비교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일각에서 이스라엘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봉쇄와 비슷한 군사적·비군사적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사실상 봉쇄하고 보복 공습을 이어가는 상황을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레닌그라드에서 행한 장기간 봉쇄 작전에 비유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민간의 피해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가자지구의 모든 사람이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은 아닌데 여성과 아이를 포함해 모두가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이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지만 매우 잔인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피령을 발령, 지상전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벌이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민간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지녔다고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혈사태를 방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분쟁을 멈추도록 러시아가 중재자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조기 휴전과 상황 안정화를 위해 집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러시아는 모든 건설적인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 협상의 목표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까운 사이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유럽의 압박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정상간 친분이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중동 정책 실패로 지금의 전쟁이 일어나게 됐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미국이 일방적인 입장을 고수한 탓에 이 지역 분쟁이 수년간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중동 평화 중재를 위한 미·러·유엔·유럽연합(EU) 4자 기구(콰르텟)도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무기가 공급됐는지 의심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무기 유출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부패 수준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날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 정상이 모인 가운데 열린 CIS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와 CIS 국가의 협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지아를 언급하며 일부 회원국이 협력하지 않고 있지만, CIS가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인 형식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IS가 공동방공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모두 국가가 이에 동의하며 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 이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임무가 2025년 11월 만료된다면서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을 차기 CIS 정상회의는 내년 10월 8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푸틴 대통령은 밝혔다.
한편,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틀 안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이번 방중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중국과 에너지 분야 새로운 협력과 자국 통화 결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양국 협력에 문제는 없고 시너지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방문 후 다른 국가를 방문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 그런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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