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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 상생 30년] '장애인과 함께' 창신…"우리는 베트남 수출역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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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 상생 30년] '장애인과 함께' 창신…"우리는 베트남 수출역군입니다"
'단일 사업장 최다' 374명 근무…CSR 어워드 총리상·노동 훈장 등 받아
무료 백내장 수술·야간학교 운영…정환일 회장 '만인의 1보' 나눔 경영 실천



[※ 편집자 주 = 한국과 베트남은 작년 12월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습니다. 그동안 양국 간 경제 협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됐는데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주재원들과 현지인 근로자들이 함께 흘린 땀과 상생을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국영 베트남뉴스통신(VNA),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각 기업의 상생 모범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미래의 교류 증진을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동나이성[베트남]=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우리는 자랑스러운 베트남의 수출 역군입니다."
신발업체 '창신 베트남'의 제조라인에서 근무하는 응우옌 티 홍 린(34)과 쩐 티 빅 리엔(33), 팜 띠 투 홍(33), 응우옌 티 투 라이(34) 등 언어·청각 장애를 지닌 여직원 4명은 직장에 대한 자부심을 당당하게 드러냈다.
지난 4일 남부 동나이성 빈꾸현에 위치한 창신 베트남의 나이키 농구화 '에어 조던' 생산라인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난 이들은 수어로 한 시간 동안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환하게 웃었다.
창신에 입사한 지 벌써 12∼14년 차로 베테랑 직원인 이들은 장애가 없는 다른 직원들과 소통에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린은 "쉬운 말은 동료 직원 입 모양이나 손짓을 보고 알아차리며 어려운 대화는 휴대전화에 문자를 입력해서 나눈다"고 전했다.
지난 1981년 정환일 회장이 창업한 신발제조업체 창신은 1994년 동나이성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하면서 베트남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나이키 최상위 모델인 '에어 조던'을 생산 중이며 올림픽 육상 경기 선수용 신발도 모두 이곳에서 제작된다.
특히 창신은 일본 도요타를 벤치마킹한 최적화된 생산 방식을 업계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고객사인 나이키로부터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주요 협력업체로 성장한 창신은 정 회장의 '1인의 만보 대신 만인의 1보'라는 나눔 경영 이념에 따라 베트남에서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나이성 종합병원과 협력해 직원 및 가족, 현지 주민 400여명을 상대로 2001년부터 현재까지 백내장 무료 수술을 지원했다.
자연재해 피해 가구, 전쟁 미망인 및 고아, 장애인 그리고 개발 낙후 지역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2016년 베트남 정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어워드에서 총리상을 받았다.
2020년에는 종업원을 배려하는 노력을 인정받아 정부에서 노동 2등 훈장을 받기도 했다.
창신은 또 불우한 가정 환경 때문에 학업을 이어오지 못한 계층을 상대로 1997년부터 무료 야간학교를 운영해 3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베트남 교육부에 의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이 밖에도 우수 학생 장학금 지원, 방과 후 무료 과외 프로그램 운영 그리고 고엽제 피해자 및 소수민족 지원 사업도 벌여왔다.
창신은 베트남에서 단일 사업장으로는 가장 많은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한다.
총 4만명의 현지인 직원 중 374명이 장애인이며 이들은 다른 종업원과 동일한 조건으로 월급을 받고 각종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같은 상생 노력을 인정받아 창신은 2017년 베트남 노동부 지정 최우수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여러 기업이 조업 중단 또는 도산을 겪었지만, 창신은 단 한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했다.
린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일자리를 잃을까 몹시 두려웠지만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은 회사에 너무나 감사했다"면서 "창신에서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시정 창신 베트남 총괄법인장은 "베트남 외에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면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면서 "사회공헌활동 확대 및 다각화를 위해 정부 기관 및 민간 단체들과 지속해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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