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주자 라마스와미 "선거운동 중 피습" 주장했다 망신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발언과 정책으로 주목받은 비벡 라마스와미가 선거운동 중 분노한 시위대에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가 망신을 살 모양새다.
신고를 받고 현장을 조사한 경찰이 시위대의 공격이 아닌 단순 교통사고였을 뿐이라고 밝힌 까닭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이오와주 그리넬 지역을 방문한 라마스와미 측은 시위대가 모는 차가 선거운동용 차량을 들이받는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주장한 데 불만을 품은 시위대원이 차에 올라타고 길가에 멈춰 있던 선거운동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났다는 주장이다.
라마스와미는 차에서 내려 시민들을 만나던 중이어서 사건 장면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최소 2명의 시위대원이 해당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다른 시위자들과는 평화로운 대화를 나눴다면서 "두 명의 나쁜 행동으로 인해 다른 평화로운 시위대까지도 오명을 쓰게 해선 안 된다"고 적었다.
그러나, 라마스와미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전혀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차를 몰고 나오던 현지 주민이 실수로 주차돼 있던 선거운동용 차량 후미를 들이받았을 뿐이란 것이다.
그리넬 경찰당국은 성명을 내고 "소셜미디어상에선 시위대 두 명이 고의로 라마스와미의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났다고 했으나, 우리 조사에선 그런 정보를 뒷받침할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낸 주민은 시위권역에 있지 않았고, 자신이 들이받은 차량이 누구 소유인지 몰랐을뿐더러 현장에서 도주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라마스와미 선거캠프 측의 섣부른 판단이 부른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1985년생인 라마스와미는 인도계 이민 가정 출신의 사업가다.
미국 공화당의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뛰어든 그는 올해 8월 첫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도발적 언행과 '트럼프 판박이 정책'으로 예상외의 큰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각종 조사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포함해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연방 교육부 폐지를 지지하고 기후변화를 부정하며 트랜스젠더를 "정신질환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는 등 행보는 열성 지지층과 거센 비판 여론의 반응을 동시에 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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