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강경파 좌지우지, 누가 새 하원의장 되도 전례반복 '경고음'
'분열 소용돌이' 미 공화 딜레마…'극우 강경파' 손 잡은 민주당에도 '부메랑' 될라
"누가 되도 매카시보다 '오른쪽"…'반란' 가세 민주에도 비판 목소리 고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당내 소수 강경파의 반란으로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되는 미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차기 하원의장직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새 지휘봉을 잡든 내부 분열 속에 전임자와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누가 새 하원의장이 되든 매카시의 임기를 단축시켰던 공화당 내부의 위험하고 자멸적인 정치 세력들을 진정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앞서 미 공화당 내 소수의 강경파가 민주당과 합세해 자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을 축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하원이 극도의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공화당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의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이 연방 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피하기 위해 추진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지난 3일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의 반란에 민주당 의원 전원 찬성표가 더해지면서 234년 미국 의회 역사에서 처음으로 하원의장이 해임됐다.
문제는 자당 소속 하원의장 해임을 야기한 공화당 내부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새 하원의장은 취임 몇주 안에 내달 시한이 도래하는 임시예산안과 정부 셧다운 위기라는 시험대에 놓이게 된다. 이는 매카시 전 의장을 딜레마에 빠뜨리며 결국 해임을 촉발한 난제였다.
매카시 전 의장의 지지자 중 한명인 개릿 그래이브스 하원의원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자당 의원들에 의해 해임될 수 있다는 끊임없는 위협 아래 하원의장을 남겨두는 것은 국가 이익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현재 새 하원의장직을 둘러싼 공화당 내부 경쟁에 뛰어든 이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두 명의 인사는 모두 정치 성향 면에서 매카시 전 의장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의원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친(親)트럼프인 조던 의원은 이번 반란을 주도한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였고 연초 하원의장 선거 때도 매카시 전 의장에 반대하는 강경파들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맞붙었던 2020년 텍사스의 대선 결과 무효 소송에 참여한 바 있다.
매카시 전 의장보다 더 보수적인 하원의장의 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공화당 강경파의 '반란'에 가세하며 극우 강경파와 '오월동주'한 민주당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블룸버그의 사주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민주당이 이번 표결로 정부를 공격할 극우 세력을 도움으로써 의회를 구하고 국가 운영에 장애가 초래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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