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대세'트럼프, 공화 경선토론 중단요구…"본선 집중해야"
1·2차 토론 불참에도 대세론 계속되자 사실상 대선후보 대우 요구
뉴햄프셔서 헤일리 19%로 디샌티스 이겨…트럼프 인신공격하며 견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다음달 8일(현지시간) 세번째 공화당 대선 경선 토론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압도적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향후 토론 일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 후보로 대우하고 대선 본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고문인 크리스 라시비타는 전날 RNC에 "추가적인 경선 토론을 즉각 종료해 조 바이든을 백악관에서 쫓아내는데 쓸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면서 "우리는 '부패한 바이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시비타 고문은 전날 밤 수지 와일스 캠프 선임고문과 별도로 낸 성명에서도 즉각적인 토론 종료를 요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RNC의 인력과 돈을 민주당이 2024년 선거를 도둑질하는 것을 막는 데 집중시켜야 한다"면서 "만약 RNC가 토론을 계속한다면 RNC는 안전한 선거 보장보다 바이든을 돕는데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의 이런 주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보고 당 차원의 대선 캠페인 초점을 후보 경선이 아닌 본선에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과 9월에 진행된 1·2차 토론에 불참했으나 공화당 대선 경선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의 지지를 계속 기록하면서 사실상 압도적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2차 토론에서도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 격차가 벌어지는 상태다.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등이 토론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지지율 자체는 낮아 전국적인 차원의 경선 판도에는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첫 번째 경선 토론에 비해 두 번째 토론은 시청률이 주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경선 토론에 대한 관심도 줄고 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다만 RNC는 내년 초 각 주를 돌아가면서 실제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 토론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후보들도 트럼프 캠프의 토론 중단 요청이 토론의 필요성을 반증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디샌티스 캠프는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쇠퇴를 중단시키고 다시 부활시키려는 구체적 계획과 비전에 대해 디샌티스와 토론하고 자신의 재임시 기록을 방어해야한다"면서 "그러나 트럼프는 방어가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反)트럼프인 크리스 크리스티 대선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아무 말이나 행동을 하며, 토론을 피하고 취소하면서 비판자들을 침묵시키려고 하는 겁쟁이이자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RNC가 주최하는 3차 토론은 다음 달 8일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토론 참여 기준은 전국 여론조사 2곳에서 4% 이상 지지 확보 등으로 2차 토론 때보다 높아졌다.
2차 토론에 참여한 7명 중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3차에는 자격 조건을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USA투데이, 서퍽대 등이 초기 경선 주(州) 가운데 하나인 뉴햄프셔의 공화당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9%, 헤일리 전 대사는 19%를 기록했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10%로 헤일리 전 주지사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가 2차 토론 등을 거치면서 주목을 받자 그녀가 대선 불출마 약속을 어기고 출마했다면서 '새대가리(Birdbrain)'라고 부르며 공격했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달 말 2차 토론 뒤 헤일리 전 대사의 호텔 방에 새장과 새 모이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헤일리 전 대사는 "우리가 2등이고 상승세란 의미"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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