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노동지표 호조·국채금리 급등…증시 공포지수 6개월만에 최고
변동성지수(VIX) 3거래일째 상승…전장보다 12.32% 오른 19.78 기록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노동지표 호조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및 장기화 우려 속에 미 장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추가 하락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6개월 만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58.94포인트(1.37%) 떨어진 4,229.45로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29%와 1.87% 하락했다.
이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예상보다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장중 4.81%를 기록,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장기간 고금리가 지속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도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가 961만건으로, 전월 대비 69만건(7.7%) 증가해 시장 전망치 880만건을 크게 웃돌면서 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장직에서 해임되는 등 정치권발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씨티그룹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에 베팅하던 헤지펀드들이 위험회피로 돌아섰으며, 개인투자자들도 5% 수익을 보장하는 머니마켓펀드(MMF)로 눈을 돌리는 등 매수세가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빅테크(거대기술기업) 주가도 약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지난 7월 S&P500지수가 단기 고점을 찍은 이후 애플은 12%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은 7% 정도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체이스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도 금리 상승이 증시 추가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S&P500지수와 10년 만기 실질금리 간 괴리가 2020년을 제외하고 거의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VIX는 전날보다 2.17 포인트(12.32%) 오른 19.78을 기록했으며, 특히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장 중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20선을 돌파하는 등 6개월 만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존스트레이딩의 ETF 총괄 데이브 루츠는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VIX는 지난 3월 미국 지역은행 파산사태 이후 처음으로 현물가격이 3개월 선물가격을 웃돌아 시장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역VIX곡선이 형성되는 상황은 지난해 두차례 발생했으며, 모두 시장의 바닥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스퀘하나인터내셔널그룹의 파생상품 전략 공동책임자 크리스 머피는 블룸버그에 "국채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지만 VIX곡선 역전현상은 시장 악재가 충분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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