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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캐나다 시크교사원 주차장서 무슨일이?…주목받는 피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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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캐나다 시크교사원 주차장서 무슨일이?…주목받는 피살사건
캐나다 시민권 보유 시크교 지도자, 사원서 귀가 중 매복한 남성 2명에 총기살해
NYT "난폭한 전문 방식 살해"…캐나다 "인도 정부 개입"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캐나다에서 시크교도가 피살된 사건으로 캐나다와 인도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에 발생한 피살 사건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캐나다는 인도 정부가 개입했다는 물증을 갖고 있다며 인도에 공동조사를 요구하며 공세를 높이고 있지만 인도는 이에 질세라 사실무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비자발급 중단 등 날 선 대응으로 응수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목격자 3명의 인터뷰와 보안 영상 등을 토대로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사건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6월 18일 저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서리시에서 일어났다.
시크교 사원에서 긴 하루를 보낸 사원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45)는 '아버지의 날'을 맞아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주차장에 세워놨던 자신의 픽업트럭에 올라타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차량이 주차장 출구를 벗어나기 직전, 갑자기 흰색 차량이 그를 가로막았다.
바로 이어 인근 풀숲에서 두명의 남성이 튀어나오더니 니자르가 탄 차량 옆으로 달려와 총을 쏴댔다.
목격자들은 이들이 니자르를 향해 30∼50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경찰에 접수된 것은 이날 오후 8시 27분이다.
범인들은 검은 옷을 입고 머리에 후드를, 얼굴에 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한다. 한 명이 현장에 파란색 의료용 장갑을 떨어뜨렸고, 캐나다 경찰이 이를 회수했다.
한 목격자는 범인 중 한 명은 키가 크고 마른 편이었고, 다른 한명은 몸집이 컸다고 말했다.
피격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이 달아나는 범인들을 쫓았다. 괴한들은 인근에 있던 은색 세단 뒷자리에 타고 가버렸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이 도주 차량을 2008년산 은색 도요타 캠리로 확인했다. 세단 운전자는 미리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범행 장면을 봤을 때 니자르 살인 사건은 정교하게 준비된 암살로 볼 수밖에 없다.
NYT는 캐나다와 인도 간 첨예한 외교 충돌을 불러온 이 사건을 "난폭하고, 전문적인 방식의 살해"라고 표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 괴한들을 "인도 정부의 요원들"이라고 지목했다.

인도 출신인 니자르는 1997년 캐나다로 이주해 시민권을 땄다. 인도 정부와 시크교도 분리주의자들의 갈등을 겪은 뒤였다.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에 뿌리를 둔 시크교도들은 분리 독립해 시크교 국가 '칼리스탄' 건립을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에는 약 77만명의 시크교도가 살고 있다. 인도를 제외하면 가장 큰 시크교도 공동체다. 니자르는 그중에서도 시크교도가 가장 많은 서리시에 정착해 배관 사업을 했다.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의 유명 회원이었던 그는 2019년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고, 서리에서 가장 크고 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원의 지도자가 됐다. 그는 사원을 무대 삼아 힌두교가 이끄는 인도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2020년 인도 정부는 니자르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그가 테러단체를 이끌고 테러를 모의한다고 비판했다.
니자르는 이를 부인하며, 인도 정부가 자신들의 활동을 깎아내리고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캐나다는 니자르의 죽음에 인도 정부가 개입했다고 밝혔다. 자국 영토에서 자국 시민 살해 사건에 외국 정부가 개입한 것은 주권 침해라며 인도 정부를 비난했다.
NYT는 서방측 관계자들은 캐나다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캐나다 주재 인도 외교관들의 통신 감청 내용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기관이 관련 정보를 캐나다에 제공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캐나다가 수집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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