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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설치미술가 김수자, 아르헨티나 장식예술박물관에서 '호흡'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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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설치미술가 김수자, 아르헨티나 장식예술박물관에서 '호흡' 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프랑스 루이 16세 풍으로 꾸며진 화려한 황금빛 무도회장. 바닥에 설치된 거울과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이 서로 어우러져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보따리 퍼포먼스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한국 출신 설치미술가 김수자의 작품 '호흡(RESPIRAR)'입니다.



이 작품은 현재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장식예술박물관에서 비엘날수르 참여 작품으로 전시 중입니다.
비에날수르(BIENALSUR)는 아르헨티나 국립대학에서 2015년 시작된, 민주적이고 지평적이며 인류애를 표방하는 비에날로 한 국가나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국가,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호흡'이 전시 중인 이 박물관은 1900년대 초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알베아르 가문의 딸이 칠레 외교관 출신의 남편과 실제 거주했던 대저택으로 1937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라수리스 궁전(Palacio Errazuriz)이라고도 알려진 이 건물은 프랑스 유명 건축가 르네 세르종의 작품으로, 프랑스 루이 16세 시대 건축물 형식으로 1911∼1917년에 지어졌습니다.



'호흡'이 설치된 장식예술박물관 내 화려한 무도회장. 여기에 입장하기 위해선 모든 방문객은 신발 위에 하얀 덧신을 신어야 합니다. 바닥에 설치된 거울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프랑스나 한국에서 전시했던 김수자의 '호흡'이 자연 빛의 반사와 호흡소리가 주를 이뤘다면, 아르헨티나의 '호흡'은 그와는 약간 다른 듯합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선보인 '호흡'에서도 바닥에 거울이 설치되어 투명한 창을 통해 자연 빛이 거울에 반사한 것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흡'에는 화려한 샹들리에의 불빛들이 이를 대신합니다.
조용히 전시실 내부에 울려 퍼지는 호흡소리와 이 화려한 무도회장의 불빛과 황금색 장식이 묘하게 조합을 이루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아무도 없는 전시장에서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사색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관람객들이 들어옵니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과 학교에서 외부 수업을 나온 학생들로 전시장은 순간 시끌벅적해집니다.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어린이처럼 좋아하면서 같이 사진을 찍고 사방에 비춘 자기 모습을 쳐다보며 즐거워합니다.



관람객들은 예술가가 만든 이 공간에서 잠시 다른 세계로 신비로운 여행을 떠나는 듯합니다.
1950년대 이탈리아에서 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 80대 어르신은 부인과 50대 딸 그리고 손녀딸과 노르웨이에서 온 손녀딸 남자친구와 같이 왔다고 하면서, 기억 여행이라도 한 듯 그의 인생에 대해서 술술 얘기합니다.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인생을 한번 뒤돌아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수자의 작품은 단단한 표면과 제한된 구조물이 유동적이고 넓게 보일 정도로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전체 공간을 변형시키고 그 안에서 관람객들은 환상, 무한함, 신비로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비에날수르측은 설명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내년 1월 28일까지 이어지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sunniek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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