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미국서 '시크교도 암살' 관련 인도 정부 비판
카카르 "힌두 민족주의 신봉자들, 과감해져 지역 넘어 활동"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파키스탄 과도정부 총리가 캐나다 국적 시크교도 암살사건에 인도가 관련돼 있다는 캐나다 측 주장과 관련해 '숙적' 인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인도 정부가 사건 배후에 있다는 발언을 직접 하지는 않았다.
최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월 캐나다 내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캐나다에서 피격 사망한 배후에 인도 정부요원이 있다고 주장하고 인도 외교관을 추방했다. 인도는 외교관 맞추방에 이어 캐나다인 비자발급 중단으로 맞섰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과도정부 총리는 전날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이념인 힌두 민족주의를 암살사건과 연결해 발언했다.
카카르 총리는 "힌두 민족주의 신봉자들은 태도 면에서 대담해지고 있어 이제 지역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캐나다 땅에서 싱을 살해한 것은 그러한 불길한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명백한 경제적, 전략적 이유로 많은 서방 국가들이 이런 사실과 실체를 무시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꼬집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이 영향력이 커지는 중국 견제를 위한 파트너로 인도를 간주하면서 인도의 '실체'를 애써 무시했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수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제무대에서 할 수 있는 인도의 역할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9년 동안 집권하면서 민족과 언어, 문화가 다양한 인도에서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를 위한 힌두 민족주의 정체성을 고취하면서 무슬림과 기독교도, 시크교도 등 종교적 소수자들에 위험한 분위기를 조장했다는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니자르는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에 시크교도 나라 '칼리스탄'을 세우려는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인도 당국은 그를 테러와 살해 공모 혐의로 수배했다.
인도는 1947년 영국 지배에서 독립할 때 분리 독립한 파키스탄이 칼리스탄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의회 해산으로 들어선 파키스탄 과도정부는 내년 1월 총선 때까지 총선 관리와 국정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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