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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취임 9개월만에 바이든 면담…백악관 아닌 뉴욕서"씁쓸한 회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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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취임 9개월만에 바이든 면담…백악관 아닌 뉴욕서"씁쓸한 회담 될 듯"
팔레스타인·사법정비 등 문제로 앙금 여전…
바이든,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스라엘의 '양보' 요구할 듯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 후 무려 9개월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정책과 사법 정비 입법 등 문제로 미국의 비판을 받아온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에도 백악관에 초청받지 못했고, 미국이 앞장을 선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개선 추진을 위한 숙제만 받아올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장소는 백악관이 위치한 워싱턴이 아닌 뉴욕이다.
중동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이스라엘의 정상은 통상 취임 후 몇 주 안에 백악관으로 초청받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극우 세력 등과 손잡고 재집권한 뒤 팔레스타인 합병 등 대팔레스타인 초강경 정책 기조와 사법부 무력화 입법 등을 예고한 네타냐후를 워싱턴으로 초청하지 않았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연정이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확장 및 사법 정비 입법을 강행할 때마다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네타냐후가 이끄는 초강경 우파 연정의 정착촌 확장 정책에 대해선 미국이 지향해온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해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깨는 것이라면서, 이를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이런 갈등 속에 바이든 대통령의 냉대를 받던 네타냐후는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7월 바이든 대통령은 4개월 만에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당시에도 구체적인 초청 시기와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바일란대학교의 미국-이스라엘 관계 전문가인 이턴 길보아 교수는 AP 통신에 "백악관 회담은 초청된 상대와의 가까운 관계, 우의, 존경을 의미한다. 이를 거부했다는 것은 정확히 그 반대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은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씁쓸한 면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불편한 분위기 속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스라엘 측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아브라함 협약'의 중재를 맡은 데 이어 최근엔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의 외교 관계 수립을 대아랍권 외교 확장의 최대 목표로 삼고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사우디는 미국에 정밀무기 금수조치 해제,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기술 등 민간 핵 프로그램 개발 지원 이외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양보'를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사우디는 지난달 팔레스타인을 관할하는 비상주 대사를 처음으로 임명하면서, 팔레스타인 대사에게 예루살렘 총영사 권한까지 부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의 재집권을 가능케 한 극우 및 유대교 성향 정치인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요구할 '양보'는 네타냐후에게 부담스러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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