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친러부대 공격 배후에 우크라 특수부대 가능성"
CNN, 수단 반군 겨냥 드론공격 영상 분석…우크라 특징 확인
우크라 군 소식통 "우리 특수군 책임 가능성"…아프리카로 전선 확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달 초 있었던 친러시아 성향의 수단 반군을 향한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작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본토를 넘어 멀리 아프리카까지 확장됐다는 의미다.
수단에서는 지난 4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반란을 일으켜 정부군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RSF는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우크라이나 개입 사실을 별도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공격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스타일의 드론 공격 특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RSF에 대한 드론 공격 영상은 지난 14일부터 소셜미디어에 돌았다. 공중서 드론을 내려다보는 시각과 드론, 드론 조종기기의 시점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강 건너 옴두르만과 주변 도시에서 드론이 RSF를 연속 공격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CNN은 영상이 촬영된 날짜를 별도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옴두르만과 인근 다리 등 지형을 볼 때 지난 8일 현지 언론에 보도됐던 공격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널리 쓰이는 상용드론 2대가 최소 8번의 공격에 관여했으며, 드론 조종장치에는 영어와 우크라이나 글자가 보인다.
조종장치에 비친 드론 조종자는 외국인처럼 보이지만, 모자를 착용하고 있어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드론이 목표물을 향해 직접 공격하는 공격 양상이 아프리카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 식별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영국 연구원은 영상에 나오는 드론 조종장치가 'DJI 매빅' 드론을 제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기기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은 CNN에 이번 공격이 '비(非) 수단군'의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공격의 배후가 우크라이나가 아니냐는 관측에 "우크라이나 특수군에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만 밝혔다.
CNN은 미국 관료들은 수단에서 이뤄진 공격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 가능성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수단의 군 고위 소식통은 이번 공격이 바그너가 RSF 수비대를 통해 차드를 거쳐 수단에 대규모로 무기를 들여온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RSF 무기의 약 90%가 바그너에서 온다"며 지난 8월 바그너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망 이후에도 RSF에 대한 바그너의 무기 공급이 줄지 않고 계속됐다고 말했다.
전쟁터에서 잔혹 행위로 악명 높은 바그너는 우크라이나전 등 러시아의 대외 군사 작전에서 주요 역할을 해왔다. 아프리카에서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우고 자원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왔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바그너 전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실패 이후 크렘린궁에서 아프리카에서의 바그너 활동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다. 프리고진 사망 이틀 후 러시아 유누스베크 옙쿠로프 국방부 차관은 리비아 등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전략적 중요성에 따라 아프리카 등과의 외교에 힘을 싣고 있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아프리카에서 바그너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며 "우리의 전략은 러시아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의 손아귀에서 아프리카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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