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美와 물밀거래?…"우크라용 무기 팔고 IMF지원 받아"
美매체 더인터셉트 "미국, 파키스탄 구제금융 측면 지원"
임란 칸 전 총리 축출 과정서 미국 입김 가능성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파키스탄이 미국에 우크라이나 전쟁용 무기를 판매한 대가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관련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미국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 한 임란 칸 당시 총리를 축출하도록 파키스탄 군부를 압박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미국 비영리 온라인 매체인 '더인터셉트'는 파키스탄 군 소식통들과 파키스탄 및 미국의 내부 문건 등을 취재해 이같은 주장에 도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2022년 여름과 올해 봄 미국에 무기를 판매한 내용의 문건이 올해 초 파키스탄 군 소식통에 의해 유출됐다.
이 문건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파키스탄 무기를 구입하는 문제와 관련된 거래 내역 등이 포함돼 있었다.
문건은 파키스탄과 미국 간 무기거래가 미국에 본사를 둔 무기·탄약 조달업체 '글로벌 오디넌스'의 자회사인 '글로벌 밀리터리 프로덕츠'가 중재했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내비쳤다고 더인터셉트는 전했다.
글로벌 오디넌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공급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무기거래가 성사된 후 미국은 파키스탄이 IMF 구제금융을 받도록 도움을 줬고 이 과정에서 미 국무부는 IMF에 파키스탄에 대한 구제금융 필요성을 확신시켰다.
실제로 IMF와 파키스탄은 지난 6월 말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에 달하는 실무 수준 합의에 이르렀다.
더인터셉트는 파키스탄 군 소식통이 유출한 문건의 진위 확인을 위해 미 정부 기록 등과 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양국 간 무기거래 폭로는 일반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파키스탄 군부 등 엘리트들의 막후 활동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작년 4월 칸 당시 총리의 축출 과정에 미국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 국무부 외교관들은 칸 총리 축출 전에 파키스탄 외교관들에게 칸 총리 하의 파키스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격적으로 중립"을 유지하는 태도에 대해 사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파키스탄 군부는 칸 총리에 대한 의회 불신임 투표가 이뤄지도록 도왔다.
결국 칸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파키스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유용한 지지자로 부상했다. 즉 중립 입장에서 미국 편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파키스탄 전문가 아리프 라피크는 "파키스탄 민주주의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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