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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시신 탓 전염병 돈다" 대홍수 도시 사실상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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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시신 탓 전염병 돈다" 대홍수 도시 사실상 봉쇄
최소 1만명 숨진 데르나에 민간인 출입금지령
도시곳곳 시신·웅덩이…WHO "존엄한 관리" 당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대홍수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본 리비아가 시신이 유발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우려해 피해 도시를 사실상 봉쇄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당국은 열대성 폭풍으로 댐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홍수로 최소 1만 명이 숨진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 대부분 지역의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다.
이는 도시 곳곳에 방치된 시신이나 고인 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고 긴급 구조 요원들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이제 데르나 대부분 지역에는 수색 구조팀만 진입할 수 있다고 현지 응급 서비스 국장 살렘 알 페르자니는 밝혔다.
이미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데르나를 떠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데르나 봉쇄 계획은 대홍수로 지금까지 최소 1만1천300명이 숨지고 추가로 1만100명이 실종됐다는 리비아 적신월사 발표가 나온 가운데 전해졌다.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13일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만8천명에서 최대 2만 명이 될 수 있다고도 추산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소속 아프리카 지역 법의학 책임자 빌랄 사블루는 "시신이 길거리에 널려 있고 해안으로 밀려오고 있으며 무너진 건물과 잔해에 파묻혀 있다"면서 "2시간 전 한 동료는 데르나 인근 해변에서 200구 넘는 시신을 화장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ICRC는 앞서 재난 현장에서 나온 시신을 존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신으로 인해 전염병이 돌 수 있다는 성급한 판단 때문에 신원 확인을 거치지 않고 화장하거나 즉시 매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기구는 "지역 당국은 사망자를 빨리 매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사망자를 잘못 관리하면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CRC 법의학 부서 책임자 피에르 기요마흐는 "자연재해와 같은 상황에서 시신보다 생존자가 질병을 퍼뜨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수원 근처에 시신이 방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이들 기구는 부연했다.
물속에 있는 시신에서 배설물이 유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식수가 오염돼 질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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