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리비아 홍수 긴급모금 요청…"물·대피처·1차의료 시급"(종합)
"피해지역 콜레라 유행 우려…구호품 해상 지원도 실행 가능한 방법"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사망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북아프리카 리비아 대홍수 피해 현장을 돕기 위해 유엔이 긴급 모금에 나선다고 회원국에 알렸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구호가 필요하다고 추정되는 88만4천명 가운데 가장 도움이 시급한 25만명을 위해 7천140만 달러(949억여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OCHA는 "대홍수 피해지역에서는 도시의 30%가 사라졌으며 대부분의 도로가 붕괴하면서 수재민 대피를 위해 해상 항로를 운영해 줄 것을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유엔은 이미 리비아 홍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긴급대응기금(CERF) 1천만달러(약 132억) 사용을 승인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10일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쏟아낸 비로 댐 두 곳이 붕괴하면서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를 덮친 대홍수 피해는 이날 현재까지도 급격히 규모가 커지고 있다.
리비아 적신월사는 전날 기준으로 대홍수에 따른 사망자 수가 1만1천300명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더 커질 가능성이 예상된다.
유엔이 긴급 구호자금 목표액을 크게 늘린 것은 재난 현장이 안정을 찾지 못한 채 피해가 심화하는 실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리비아 홍수 관련 브리핑에서 "구호의 우선순위는 물과 대피처, 음식, 1차 의료"라고 말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홍수로 생긴 침전물에 몸을 담갔던 사람들이 많고 이들에게 콜레라가 발병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1차 의료 서비스는 시급하다"면서 "깨끗한 물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OCHA 재난대응팀 15명은 강진 피해가 발생했던 모로코에서 리비아로 재배치됐다"고 전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홍수 지역 내 도로가 대부분 붕괴된 만큼 구호품을 해상으로 전달해 달라는 데르나시(市)의 요청과 관련해서는 "의미가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데르나로부터 (육지 방면인) 남쪽으로 대피하는 사람들이 계속 발생하므로 그들을 (육로를 통해) 찾아서 도울 필요는 여전히 있다"며 "그에 더해 해상으로 데르나에 물품을 이송하는 방법 역시 실행 가능한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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